[뉴욕마감]'숨고르기'..나스닥만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4.18 06:05

노키아 등 실적부진 불구 안정...금융주 강세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과 전날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로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실적우려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을 유지, 안정세를 이어갔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22포인트(0.01%) 상승한 1만2620.4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85포인트(0.06%) 상승한 1365.56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8.28포인트(0.35%) 하락한 2341.83을 기록했다.

전날 장마감후 IBM이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날 메릴린치와 화이자, 노키아가 일제히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으로 이를 상쇄시켰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장마감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던 탓에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지 않았던 점도 보합권 등락의 배경이 됐다.

3월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4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7년래 최저로 급락하면서 부담이 됐다.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전주 보다 늘었다.

아메리프라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단 로펜버그는 "투자들이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주가는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면서도 "전날의 급등분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 IBM효과, 노키아 e베이가 상쇄..구글 발표 임박도 부담

전날 장 마감후 IBM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기술주에 불을 지피는 듯 했으나, 노키아와 e베이의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또 이날 장마감후 세계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실적발표를 앞둔 터라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약세권에 머물면서 3대 지수 가운데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구글은 이날 장마감 직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한 13억1000만달러, 주당 4.1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4.84달러를 기록,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팩트셋 리서치 집계) 4.55달러를 훗돌았다.
매출액에서 인수합병 등의 비용을 제외한 순매출액 역시 37억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36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우려했던 유료 광고검색 클릭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글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이상 급등, 500달러선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1.2% 하락한 449.54달러로 마감했다.

앞서 미 최대 인터넷 경매 업체e베이는 전날 장마감후 1분기 순이익이 3억7720만달러, 주당 27센트를 기록, 전분기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이트를 통한 총 상품 거래량은 16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17일 주가는 오히려 3.5% 뒷걸음질쳤다.

반면 전날 장마감후 1분기 순이익이 23억2000만달러, 주당 1.65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깜짝 실적'을 내놓았던 IBM은 2.2% 상승하며 시장을 지탱했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는 1분기 순익이 122억유로(195억달러), 주당 32센트로 전년 동기 주당 25센트 보다 25%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순익 138억유로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로 인해 노키아 주가는 전날에 비해 14.1% 급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이밖에 세계 최대 제약업체 화이자도 1분기 순익이 28억달러, 주당 41센트로 전년 동기 34억달러, 주당 48센트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3.3% 밀렸다.

◇ 메릴린치 초라한 성적 '예상수준'..금융주 강세

메릴린치가 예상했던 대로 최악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월가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여타 금융주도 대부분 플러스권에서 움직였다.

메릴린치는 이날 1분기 순손실이 19억6000만달러(주당 2.1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츨은 69% 급감한 29억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순손실은 1994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순손실 규모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7억2000만달러를 웃돌았지만 예상했던 수준인터라 충격은 크지 않았다.
메릴린치 주가는 전날에 비해 4.1% 상승한채 마감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2%, 뱅크오브 아메리카 1.3%, JP모간은 0.4%상승했다.

비크람 팬디트 회장이 비용절감 계획을 밝히고 리스부문 매각 사실을 발표한 씨티그룹 역시 2.52% 올라섰다.
팬디트 회장은 이날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정보기술(IT)과 관리부문을 중심으로 10 내지15, 혹은 20%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비용절감규모가 2만5000명 이상의 감원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있다고 FT는 전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북미지역 상업용 리스 사업부문인 씨티캐피털을 134억달러에 GE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유가 또 다시 장중 최고...달러 반등으로 조정

국제유가가 또다시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뒤 소폭 하락 마감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7센트 떨어진 114.86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 초반 배럴당 115.54달러를 기록, 전날 기록했던 장중 최고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재고감소와 달러 약세 여파로 장초반 유가 강세가 지속됐으나 달러화가 강세로 반전하면서 조정을 받았다. 전날 급등에 따른 반발매도세도 가세했다.

달러화는 이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7000명 증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서방선진 7개국(G7)이 약달러를 방치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의 발언도 촉매가 됐다.

17일(현지시간) 오후 4시2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891달러로 전날의 1.5956달러 대비 0.65센트(0.4%)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도 102.55엔으로 전날의 101.66엔 대비 상승(엔화 약세)했다.

◇ 제조업 지수 '바닥', 선행지수는 호전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은 지수가 마이너스 24.9를 기록해 지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달에는 마이너스 17.4를 기록했고 예측치는 마이너스 15였다. 지난해 평균치 5.1에 비하면 경기가 급랭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필라델피아 연은은 주택 시장이 3년째 하락하면서 건설자재와 가구 등의 수요가 줄고 이에 따라 고용시장도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월 경기선행지수는 0.1% 상승해 6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컨퍼런스보드는 3월 지수가 0.1% 상승해 전달 0.3% 하락에서 6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예상치도 0.1% 상승이었다.
이에 따라 경기가 하반기에는 상승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7만2000건을 기록해 전주 보다 1만7000건 늘었다고 노동부가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37만500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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