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제는 미래로 갈 때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4.18 08:22
172일간의 공방이 일단락됐다. 삼성 특검 얘기다. 하지만 아직 공방이 끝났다고는 할 수 없다.

1심(3개월)과 2심(2개월) 판결에 어느 쪽이든 불복할 경우 3심(2개월)까지 7개월간의 재판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성 특검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았다. 국민들도 그 중 하나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권 싸움에 삼성 특검까지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도 지쳤다.

먹고 사는 일에만 매진하고 싶은데 가만 놔두질 않는다. 성장통으로 이해하는 게 맞는 듯하다. 사회발전의 한 과정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길어지면 병이 되고 결국 더 어려운 고통으로 빠질 염려가 있다.

이번의 성장통을 건설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과거를 털고 '미래'를 준비할 때다.

특검은 이번 수사에서 삼성의 일부 탈세혐의와 배임, 횡령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삼성이 바꿔가야할 대목이다. 삼성은 이르면 내주초에 '경영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이 사랑하는 '삼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삼성의 몫이다.


삼성의 몫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가 떠 앉아야 할 몫도 있다.
그동안의 특검수사 과정에서 많은 부분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로 인정될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공방과 폭로전만 이어졌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도 '말만 있을 뿐' 상당부분 증거를 대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수사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이 할 수 일을 다했다는 게 일반의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기업이 상처를 입었다.

지난 172일간의 수사에 이어 이제 7개월간의 공판 과정이 남아있다. 이제 더 이상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일은 자제했으면 한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다. 법정에서의 공방이야 법치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법정 밖에서의 폭로주의는 자제돼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매진해야 한다. 삼성은 삼성대로 이번에 지적된 부분의 개선에 나서 국가와 국민, 기업 자신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를 깊이 고민해 이를 실행해야 한다.

삼성이 이런 노력에 나설 경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삼성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해 '자랑스런 한국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이다. 삼성은 지난 172일을 가슴깊이 아픈 상처로 간직할 것으로 보인다. 창립 70년 이래 최고의 고통의 시기를 보냈다. 이제 다시 과거의 일에 발목을 잡혀 미래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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