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철강지도..포스코 대형화 '맞불'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4.21 09:37

[포스코 다시보기①-1]이합집산 가속화, 대형화 생존조건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지각변동이 거듭되고 있다. 통합화ㆍ대형화로 거대 철강회사가 등장하면서 세계 철강업계의 순위도 급변동하고 있다.

철강 수요기업과 원료공급사도 초대형화가 이뤄지면서 철강회사들의 생존을 위한 '힘겨루기'도 험난해지고 있다.

한때 세계 조강생산 1위를 차지했다가 4위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는 한국의 포스코가 '생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각변동..안주하면 낙오= 지난해 전세계 조강생산 규모 '톱10'에 중국 철강업체 4개가 이름을 올렸다. 설비 증설과 함께 구조조정을 통한 합병이 잇따른 영향이다. 올해는 상위 10개사 중 6개가 중국 차지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조강 생산규모 세계 1위인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포스코 생산량(3280만톤)의 4배인 1억1640만톤의 철강을 생산했다. 이 '거대 공룡'은 지난 2006년 세계 철강업계 1,2위가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인도 최대 철강업체인 타타스틸도 영국·네덜란드계 코러스그룹과의 합병을 통해 전년 51위에서 지난해에는 6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대형 M&A가 속속 성사되면서 포스코는 세계 '톱5'의 지위까지 위협받고 있다. 지난 98년과 99년 조강 생산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2007년에는 4위에 머물렀다. '현실 안주'는 곧 '낙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임의 법칙'을 실감케 하는 셈이다.

이처럼 철강업계에 대형화가 활발한 것은 국가 정책적으로 보호받던 철강산업이 민영화되면서 구조조정이 촉발되고, 그 과정에서 거대한 M&A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초대형화되고 있는 원료공급사와의 협상력 제고 필요성, 철강경기 호조 등도 대형화의 거대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는 또한번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1위 아르셀로미탈은 현재 1억7000만톤 정도인 조강능력을 2011년까지 1억3000만톤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2위 일본의 신일철도 현재 3450만톤에서 2010년까지 4000만톤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5위인 중국의 바오산강철은 현재 2860만톤인 생산능력을 2112년에는 8000만톤까지 획기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화 맞불..인도-베트남 일관제철소=포스코도 글로벌화를 통한 대형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형화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차원의 생산 설비 증설이다.

현재 인도와 베트남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관제철소 건설이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인도 일관제철소는 1차 연 400만톤을 거쳐 최종적으로 연간 생산량 1200만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가 쏟아 붓는 돈만 120억 달러에 이른다. 베트남 일관제철소도 연간 700만~800만톤 규모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두곳에서만 2000만톤에 가까운 생산능력 확충이 이뤄지게 된다.

포스코는 국내 조강규모도 4000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인도 베트남 일관 제철소가 예정대로 건설될 경우 6000만톤 내외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인도 일관제철소는 다소 지연돼 오는 10월께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베트남쪽은 내년 4월까지는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다. 인도와 베트남 외에 중동, 미주, 유럽지역의 생산거점도 적극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철강 2위사인 일본 신일철과의 전략적 제휴 강화도 대형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아르셀로미탈 등과 같은 외부 M&A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양측은 아르셀로미탈의 등장 이후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신일철 지분 3.5%를 갖고 있고, 신일철은 포스코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신일철은 포스코, 중국 바오산강철, 인도의 타타스틸 등 아시아 지역 대형 철강사와의 자본 관계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1억3000만톤 규모의 질적 연합체 구상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적절한 대상이 나올 경우 M&A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외국사의 인수가 쉽지 않은 중국시장을 제외하곤 마땅한 매물을 찾기 어렵다는 게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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