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행진 동참? 키움증권의 고민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08.04.17 14:29

[S-레터] 수수료 인하하려면 이자수익 뒷받침 돼야.."규제때문에 쉽지않네"

키움증권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하나대투증권에 이어 동양종금증권마저 업계 최저 수준의 온라인 주식매매수수료를 제공키로 함에따라 이에 동참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죠.

고객의 이탈을 막기위해선 주식매매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이 맞겠지만 키움증권의 수익구조를 따져보면 결코 쉬운일 만은 아닙니다. 관련부서가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진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이죠.

키움증권 수익구조의 양대 축은 수수료수익과 이자수익입니다. 물론 상품 운용에 따른 수익도 만만치 않지만 순수영업 기준으로 따져볼 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누적영업수익 3950억원 가운데 수수료수익은 1270억원으로 32%에 달하며, 이자수익은 800억원으로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만일, 키움증권이 주식매매수수료를 하나대투, 동양종금증권 수준까지 인하할 경우 주식매매수수료 수익감소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전체 수익구조가 흔들릴수 있다는 얘기죠. 주식매매수수료 인하로 감소하게 될 수익부분을 메우기 위해선 이자수익이 늘어나야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현재 키움증권의 이자수익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신용거래융자이자입니다. 근데, 올초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감독당국이 이에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일반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40%, 온라인 증권사는 자기자본대비 70%한도에서 신용거래융자를 서비스하도록 권고했고,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키움증권 입장에선 이자수익 확대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현 규제하에서 키움증권이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는 한 신용거래융자로 이자수익을 확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증권사 한 임원은 "실무부서야 일단 고객이탈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보니 수수료 인하를 주장할 수 있겠지만 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는 경영진 입장에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라며 "일본의 마쯔이 등 온라인 주식거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금융사를 보더라도 확실한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초저가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는만큼 키움증권도 이에대한 부분이 해결되기 전에 초저가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식거래수수료 인하는 일반적인 일입니다. 키움증권 입장에서도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촉발된 주식거래수수료 인하경쟁이 결코 악재만은 아닐 것입니다. 창립 당시 수수료를 수년간 고수하고 있는 키움증권은 수수료 체계의 변화를 주어야 할 시점에서 오히려 하나대투증권이 먼저 수수료를 낮춤에 따라 외부의 비난없이 자연스럽게 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수료를 인하할시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미치게 될 좋지않은 영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고민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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