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펀드, 홍콩증시 변동성 투자로 유리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4.24 16:54

[머니위크]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상하이 지수가 3300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펀드를 설정한 이유가 뭐죠.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기자)

"중국증시가 바닥권에 도달했기 때문에 설정한 것은 아닙니다. 올 연말까지 중국증시가 상승추세로 전환하기 힘들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변동성이 심한 박스권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죠. 이같은 상황은 정통 성장형 주식펀드한테는 불리하지만 변동성을 활용해서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펀드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기회죠."(김범희 푸르덴셜자산 AI운용본부장)

지난 3월25일 설정된 '차이나 스마트 웨이브혼합펀드'(이하 웨이브 펀드)는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중국증시 시황관이 잘 응축돼 있다.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지수 방향이 결정되기 보다는 횡보를 하면서 방향성이 커질 것이란 입장이 녹아 있다.

2008년에도 10%대의 고도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중국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수급악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단기 전망은 불확실하다는 게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중국시황관이다. 이같은 박스권 시황관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바로 웨이브펀드다.

◆ 박스권의 변동성을 활용하는 펀드

웨이브 펀드의 투자대상은 홍콩증시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구성하는 42개 종목이다. 이들 종목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주식중 대표적인 우량기업들이다. 금융 소재 에너지업종이 전체 시가총액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HSCEI지수의 초우량 기업들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외견상 기존 중국펀드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웨이브펀드가 기존 중국펀드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42개종목의 기업가치(Valuation)가 아니라 바로 변동성(Volatility)에 투자한다는 점이다. 이 펀드는 철저히 투자대상 기업의 주가 변동성을 활용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성장형 중국펀드를 현시점에서 가입하라고 권한다면 추가 조정의 우려감으로 대다수 투자자들은 주저할 것"이라며 "하지만 웨이브펀드는 주가의 방향성이 아니라 등락폭(변동성)에 투자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의 확신은 HSCEI의 변동성이 코스피지수와 니케이225지수보다 크다는 분석에서 나온다. 2008년1월31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HSCEI의 변동성은 41.72%에 달했다. 같은기간 코스피200지수는 24.92%, 니케이225지수는 21.82%를 기록했다.

◆ 분할매수후 10% 반등시 차익실현

웨이브펀드는 이같은 변동성을 활용하는 전형적인 시스템펀드다. 김 본부장은 "HSCE 구성 42개종목을 변동성 크기로 2개 그룹으로 대별한후 각 그룹별 변동성 범위를 정해서 매수매도를 반복한다"고 밝혔다.

즉 특정 종목의 과거 변동성을 분석한후 현주가 대비 2~3%씩 하락할때마다 분할매수한다. 가격대별 매수단가와 매수수량은 컴퓨터에 입력된다. 매수가격대비 10% 상승하면 분할매도하여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을 되풀이 한다.


예를 들면 HSCEI 구성종목중 하나인 페트로차이나를 각각 100달러와 90달러에 10주씩 분할매수한다고 하자. 주가가 110달러와 99달러로 10% 반등할 경우 90달러와 100달러에 매수한 10주씩을 매도해서 차익을 실현한다. 이같은 매매는 펀드매니저가 입력한 계산에 의해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실행된다.

김 본부장은 "특정 종목의 분할매수 가격대와 차익실현 범주를 정하는 것은 펀드매니저의 고유역할이지만 이후 장중 매매는 프로그램에 의해 기계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 중위험 중수익 고객 겨냥

변동성을 활용한 웨이브펀드는 국내증시에서 이미 유용성을 입증했다. 특히 주가등락폭이 큰 횡보장에서 위력을 떨쳤다.

'차이나 스마트 웨이브혼합펀드'의 선배격인 2002년 4월15일 설정된 '스마트웨이브90혼합 1호'는 코스피지수가 횡보를 보였던 2006년에 성장형 펀드보다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4% 상승에 그친 코스피지수보다 2배 높은 8% 수익률을 올렸다.

반대로 코스피지수가 상승추세를 보였던 2005년과 2007년에는 성장형펀드를 밑돌았다. 지난해 수익률은 18%로 코스피지수의 32%상승에 못미쳤다. 2005년에도 코스피지수(54%)의 절반에 못미치는 21% 상승에 그쳤다.

김 본부장은 "올해 중국증시는 지난해와 달리 뚜렷한 상승추세를 이어가기 힘들어 보인다"며 "최근 중국증시의 주가등락폭이 확대되고 있어 과거 실적에 비춰볼 때 웨이브 펀드가 양호한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웨이브펀드는 설정된지 한달도 채 안됐지만 3.18%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4월16일 현재).

김휘곤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 웨이브펀드는 변동성을 활용한다는 시스템펀드의 전형"이라며 "요즘처럼 상승추세를 확신하기 어려운 장에서는 유익한 펀드"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가 상승추세로 전환할 경우 2007년 사례처럼 시장보다 수익률이 뒤처지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웨이브펀드는 환위험에 대해 노출형과 헤지형 2가지 형태가 있다. 웨이브펀드는 국내원화를 홍콩달러로 환전해서 투자하기 때문에 미국달러에 연동된 홍콩달러에 대한 환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 본부장은 "최근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절하로 환차익이 발생한 해외펀드가 많이 생겼지만 가급적 환위험을 중립화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며 "실제로 환헤지를 한 웨이브펀드에 자금이 더 많이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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