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는 17일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에게 인수제안서를 보내 김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20.68%에 대한 인수 의향을 타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메리츠화재는 적대적 M&A를 감행할 방침이다.
허를 찔린 제일화재측은 분주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일화재는 김씨 외에 KB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6.5%를 포함해 겉으로 드러난 우호지분이 27%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일화재 관계자는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며 "독자적으로 회사를 키워가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가 적대적 M&A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상 제일화재의 의지와 무관하게 M&A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인 메리츠종금과 더불어 평소 우호적 관계에 있는 한진중공업 계열회사인 한국종합기술, 한일레저 등 모두 4개사를 통해 현재 제일화재 지분 11.465%를 이미 취득한 상태다.
여기에 김영혜씨가 보유한 지분을 메리츠측이 인수할 경우 32.145%를 메리츠측이 확보하게 된다.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는 KB자산운용측과도 조만간 접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감독당국은 업계에서 일어나는 M&A는 자율이며 감독당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감독당국과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를 적대적으로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누나인 점을 감안하면 한화측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를 인수할 자금이 충분한지도 미지수다. 최근 증자를 하기는 했지만 제일화재를 인수할 정도로 자금이 확보됐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계열사간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할 것"이라며 "자금은 충분하지만 필요하다면 제3의 우호적인 펀드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시장을 8.1% 점유하고 있는 5위 손보사다. 제일화재는 3.5%의 시장점유율로 6위권을 달리고 있다. 양사가 합쳐질 경우 매출 기준 3조6000억원의 대형 보험회사가 된다. LIG손해보험 등 대형사와 경쟁도 가능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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