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도 모르는 피임, "공부합시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4.19 10:38
황금돼지해였던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49만7000여명이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아기들이 축복을 받으며 첫 울음을 터뜨리는 동안 35만여명의 태아는 세상빛을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인공유산이라는 운명에 내몰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중 기혼여성의 비율이 58%에 달한다는 것이다.(2006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미혼여성은 물론이고 기혼여성들까지 피임을 제대로 하지못해 인공유산을 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이 만든 '피임연구회'는 '똑똑한 피임'을 주제로 5월부터 7월까지 '전국엄마모의고사'를 개최한다.

모의고사는 러브미캠페인 홈페이지(www.loveme.or.kr)와 일부 산부인과 병의원을 통해서 치를 수 있다. 매달 15일 116명의 장학생을 선정, 1등 장학금 100만원을 포함해 여성건강검진권, 교육자료 등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이임순 피임연구회장(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을 통해 미리 예상문제를 알아본다.

피임연구회가 지난해 19~34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6%의 응답자가 사용하고 있는 피임법으로 '콘돔'을 꼽았다. 질외사정법이 10.4%, 자연주기법이 10.1%로 뒤를 이었으며, 먹는피임약과 자궁내장치삽입이 각각 7%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피임법인 콘돔은 정확하게 사용하면 간편하고 효율적이지만 실패율이 10~15%에 이르는 만큼 주의를 요한다. 여성용 콘돔인 페미돔은 여성의 질 내부를 감싸줘 정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성병예방효과는 물론 실패율도 0.2% 남짓이다. 하지만 착용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질외사정법과 자연주기법은 실패율이 20% 이상인 위험한 피임법이다. 질외사정법은 질 내에 사정하는 경우보다 임신가능성은 줄어들지만 사정하기 이전에 이미 정자가 일부 정액에 섞어 분비되기 때문에 임신이 될 수 있다.

자연주기법은 여성의 배란 후 난자가 살아있는 1일과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내에 살아있는 2~3일을 고려해 임신가능시기를 피하는 방법이다. 생리주기가 정확한 여성만 가능하며, 배란주기가 변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패율이 매우 높다.

여성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피임약을 먹는 것이다. 먹는 피임약은 난자의 배출, 즉 배란 자체를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먹는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함유돼 있어 배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자궁내막이 증식하는 것을 막아 수정란의 착상을 어렵게 한다. 또, 자궁입구의 점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정자가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이임순 교수는 "피임약으로 인해 메스꺼움이 있을 수 있지만 복용시간을 취침 전으로 할 경우 대부분 해결된다"며 "임신과 비슷한 호르몬상태가 돼 몸이 붓고 유방이 팽팽해지기도 하나 복용시작 2~3개월 후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피임약을 먹다가 끊을 경우 일시적으로 생리를 하지 않을 수 있지만 90% 이상의 경우 3개월 이내에 배란이 재개된다"며 "혹 3개월후에도 무월경상태가 지속되더라도 배란약을 먹으면 간단히 해결되는 만큼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피임약이 임신능력이나 기형아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속설에 대해서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잘못된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난소암과 자궁내막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는 설명이다. 단, 고혈압, 당뇨, 간염, 정맥혈전증 등을 앓고 있는 여성들은 복용하면 안된다.


자궁내 삽입을 통한 피임법은 구리가 감긴 작은 기구를 자궁내에 넣어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을 막는 '루프'와 자궁내에 삽입돼 5년동안 매일 일정한 속도로 미량의 여성호르몬을 자궁내막에 방출, 임신을 차단하는 '미레나'가 있다.

루프의 경우 자궁안에 설치해야한다는 부담때문에 보통 아기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사용한다. 생리가 끝난 직후 시술을 받는 것이 좋으며, 복통과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삽입 후 월경 시 생리통이 생기기도 하고 양이 많아지기도 한다. 피임실패율은 3% 남짓으로 혹 임신이 됐을 경우 출산을 원한다면 초기에 제거해야 한다.

미레나는 자궁내에 삽입하는 장치의 이름이다. 한 제약사에서 생산하는 약 이름이 일반명사화된 것이다. 미레나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들어있는 장치로 자궁 내에 삽입할 경우 매일 일정량의 황체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이로써 자궁경부의 점액을 끈끈하게 해 정자가 난자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하며, 자궁과 난관 내에서 정자가 정상적으로 운동하는 것을 방해한다.

불임수술과 견줄만큼 우수한 피임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월경량과 기간을 감소시키고, 생리통도 줄여준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드물게 사용 중 빠지거나 이동할 수 있으며, 사용 후 3~6개월간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삽입할 경우 생리는 하루 내지 이틀정도만 하고 1년 후에는 아예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폐경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사용을 원하지 않을 경우 제거하면 생리는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임신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피임모의고사 예상문제>

1. 아기를 낳고 3개월째 모유수유 중인 여성, 부부관계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피임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2. 루프를 시술받았는데 월경량이 많아 제거했다. 안전한 장기피임법은 없을까?
3. 예비신부가 신혼을 즐기기 위해 결혼 후 6개월 정도 피임을 하려고 한다. 콘돔말고 단기간 확실한 피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답은 콘돔, 미레나, 먹는피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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