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외유'로 가닥…떠나는 낙선자들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8.04.16 16:11
4.9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정치 거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잠행'을 시작한다.

'동작대첩'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에게 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일단 '외유'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치와 거리를 둔 채 일정 기간 미국에 머물 것이란 게 주위의 관측이다.

정 전 장관 측근은 16일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일단 휴식과 공부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주변에선 하버드 케네디스쿨, 워싱턴 존스홉킨스대, 장남이 유학 중인 스탠퍼드대 등에서 전공분야라 할 수 있는 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연구하는 방안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기 분야를 되돌아보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 국민들 앞에 다가가야 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외유를 통해 와신상담하며 통일 북한 전문가로 변모했다는 점도 그의 미국행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가 미국행을 택할 경우 2006년 5.31 지방선거 참패 직후 두 번째. 당시에는 2개월의 짧은 기간의 외유였지만 이번에는 훨씬 길 것이라는 전망. 2010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침묵의 시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렸던 김근태 의원의 경우 아직 향후 행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여유를 갖고 긴호흡으로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에선 연구소 등을 설립해 연구 작업과 함께 비공식 정치활동을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구상도 내놓는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외유를 검토 중이다. 주변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외유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때 머물렀던 미국 워싱턴과 함께 러시아쪽 얘기도 나온다.

정계를 떠나기로 한 사람도 있다. 지난 대선때 이회창 후보를 도왔고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창당을 주도했던 강삼재 의원은 "저는 이제 정치현장을 떠나고자 한다"며 선진당을 탈당했다. 총선때 양천갑에 출마했던 그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신은경 대변인도 탈당과 함께 정치권을 떠날 뜻을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남편인 박성범 의원을 대신해 서울 중구에 출마,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대결했던 그는 "이전부터 해오던 강의나 사회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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