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환율 드라이브 재가동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4.16 14:34

"투기"세력에 엄포, 환율 추가인상 견해도 밝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환율 드라이브가 다시 시작됐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야 한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은행들의 환헤지 영업행태에 대해서도 "S기 세력"(사기세력 또는 투기세력)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강 장관은 지난달말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시장을 크게 출렁이게 한 뒤 한동안 환율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왔다.

강 장관은 16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4T 최고경영자(CEO) 과정 총원우회가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환율에 대해 언론이 비판을 많이 했지만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환율이 1000원 전후로 올라가면서 계속 악화되던 여행수지의 추세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이 1000원 안팎으로 오른 것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평가한 셈이다.

환율이 추가로 올라야 한다는 견해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5년간 원화가 엔화보다 3배 절상된 것이 잘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강 장관은 지난 15일 공식브리핑에서도 "경상수지가 경제정책에서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환율 상승 유도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달 23일 매일경제 이코노미스트클럽 초청강연에서 "경상수지는 악화되고 있는데 원화 가치는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를 비교하면 45% 가량 절상됐다"며 사실상 환율 상승에 대한 용인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외환시장내 '투기세력'에 대한 엄포도 잊지 않았다. 강 장관은 "외환시장에 잘못된 세력이 있는데 정부가 방치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고 투기세력이 있으면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은 지식을 악용해서 선량한 시장참가자를 오도하고 그것을 통해 돈을 버는 S기 세력"이라며 "잘 모르는 중소기업한테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환율 헤징을 권유해 수수료를 받아 먹는다"며 일부 은행권을 겨냥했다.

강 장관은 지난 15일 공식브리핑에서도 "외환시장에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이 있다면 정부가 조정하고 제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의 '투기세력보다 더 나쁜 세력'이란 표현에 대해 최중경 재정부 제1차관은 "한 방향으로 대책없이 가는 무모한 세력을 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환율에 대한 강 장관의 고강도 발언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시장을 너무 한쪽으로 몰아가려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한국은행과도) 내부적인 조율을 거쳐 의견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