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잇단 지주회사 전환...왜?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04.16 16:22

성장여력 한계 직면…비영업 가치 제고 전략

식품업계에 지주회사 전환 바람이 뜨겁다.

지난해 CJ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데 이어 최근 풀무원, 하이트맥주도 지주회사 대열에 동참했다.

하이트맥주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가칭)'와 사업자회사인 '하이트맥주(가칭)'로 분할키로 결정했다. 지난주엔 풀무원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밝혔다.

이에앞서 2006년엔 대상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 최근 1~2년 사이 식품업계의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한 셈이다.

지주회사는 투명성, 호율성으로 기업지배구조의 모범답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재계 전체에 지주회사 바람이 불고 있긴 하지만 식품업계의 지주회사 전환이 유독 부각되고 있다.

식품업계가 지주회사 전환에 적극적인 이유는 주력 사업인 식품업이 성숙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오너CEO'가 대부분인 식품업계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긴 했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수종' 개발이 절박한 상황이다. 식품업체들은 각 주력 핵심 부문에서 '넘버1'을 자임하고 있지만 제한된 시장에 성장 여력이 극히 제한돼 있어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한 식품업계도 신성장 동력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는 "업계 1위인 간장만 계속 팔면 이익면에선 최고일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은 미래를 바라봐야하는 만큼, 부담을 안고서라도 신규 사업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 진출이 많아지면 투자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되고 계열사 동반 부실을 막을 수 있는 지주회사 체제가 유리하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기때문.

특히 식품업계는 이렇다할 성장동력이 부재해 주가부양, 자산가치개선, 경영효율화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택하고 있다. 경쟁심화로 영업가치가 낮아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으로 비영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경민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식품업계가 핵심 주력 사업 이외의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며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하는데 비 주력 부문에 투자를 하면 영업가치가 디스카운트 될 수밖에 없어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품 산업은 대표적 '현금장사'로 통해 지주회사 전환이 자산가치 개선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체제는 타 계열사의 경영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 경영효율성을 높여주고 지배구조의 투명성도 강화해준다. 주식 저평가 요인이 해소돼 주주가치 제고 효과도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6월 출총제 폐지와 지주회사법 완화를 골자로 하는 입법개정안을 예고하는 등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규제완화도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에 대해 현재 200% 이내로 제한하는 부채비율 규제를 없애고 비계열사 주식을 5%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한 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지배구조를 지주회사로 전환할때 자회사 지분율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주어지는 유예기간도 현행 최대 4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경우 전체 지분의 20%, 비상장사는 40% 지분을 보유해야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