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오늘부터 진검승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4.16 08:34

1680∼1840 박스권 구축 과정..미중 변수 관건

때마침 미국 증시가 상승해줬다. 코스피지수 1734선이 무너질 경우 본격적인 하락세 돌입이 우려됐었는데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상승반전하면서 개장전 불안감이 말끔히 사라졌다.

모처럼 미국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왔다. 비록 주가가 소폭 빠지기는 했어도 존슨앤존슨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인텔은 예상을 뛰어넘지 실적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우려를 불식시킴에 따라 시간외거래에서 7% 넘게 급등하고 있다.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4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전달 역대 최저인 -22.2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반전이었다.
미달러는 강세를 재개했다. 미국채 수익률은 이틀째 상승했고 변동성지수(VIX)는 하락했다.
이틀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국제유가(WTI)와 오름세를 재개하는 CRB상품지수가 눈에 걸리지만 에너지 업종과 원자재 관련 재료주가 상승반전하면서 전날의 상품가격 상승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미국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코스피 증시에도 햇살이 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증시에 좌우되는 외국인이 주식순매도를 멈춘다면 5일 이평선(1755)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설사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진다고 해도 과거와 달리 외국인 투자가의 영향력이 상당히 축소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2001년 이후 2007년까지 주간별 외국인투자가의 순매도와 KOSPI 상승률 간의 관계를 보면 외국인투자가의 순매도시 KOSPI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확률은 지난 2001년 80%에서 2007년에는 50%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수 반등을 주도했던 종목들이 회복될 것이냐도 관심사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차가 살아나 준다면 은행주와 함께 지수 급등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월17일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상회한 업종이 은행, 운수장비, 건설, 전기전자, 증권, 보험이기 때문에 이들 업종의 상승세 지속과 하락반전 여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황은 이날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증시가 4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에서 오름세를 재개할 지 아니면 월간 하락세를 보일 지 남은 보름간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관심을 끌고 있는 JP모간, 메릴린치, 씨티은행이 이날부터 사흘간 실적을 발표한다. 비록 미증시의 관점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금융주가 아니라 제조업체 및 경기 민감주에 쏠려 있다고해도 S&P500 지수에서 금융권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20%를 넘기 때문에 금융주의 실적 악화가 끝나지 않는다면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날은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도 발표된다. 전날 핵심 생산자물가(PPI)가 예상보다 낮았다면서 물가 불안감이 조성되지 않았지만 과연 미국이 전세계적인 인플레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
올 1분기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23만2000명 감소하면서 2003년 1분기 이후 5년만에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는데 실업 확대와 소득 저조 등으로 소비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될 것인지 보다 중기적인 시각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날 중국 발표 예정인 중국 3월 물가수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날 상하이지수가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연저점 경신행진이 끝났다고 선언할 어떠한 근거도 없는 상태다. 중국 기업 실적 또한 미경기 침체의 파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마당에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물가를 잡기위한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증시에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시장 전반적인 컨센서스는 지난 3월17일 1537에서 연중 바닥을 쳤다는 쪽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1분기 주가가 1580∼1740에서 등락하는 패턴이었다면 지금은 1680∼1840의 박스권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 형성한 갭(1717∼1734)이 유지되는 한 다시 한번 1800선 돌파 시도가 나올 수 있으며 설사 이 갭이 채워져도 60일선이 지나가는 1680선이 바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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