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여, 결코 좌절하지 마라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 2008.04.16 12:41

[CEO가 말하는 정상의 법칙]김호중 동부증권 사장

“마음속에 식지 않는 열정을 가져라. 일생의 빛을 얻을 것이다.” 괴테의 말이다. 성공하는 데 있어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

김호중(57) 동부증권 사장의 생각도 이와 같았다. 그는 원하는 인재의 조건으로 ‘열정’을 첫손에 꼽았다.

“뛰어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는 열정 있는 사람이 결국 훨씬 더 좋은 실력을 갖게 됩니다.”
 
# 성공의 2가지 핵심
 
김 사장은 열정의 중요성과 관련해 최근 그가 읽었던 ‘몰입’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저자인 황농문 서울대 교수는 7년간 연구에만 철저히 몰입했던 자신의 경험을 책에 담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오랫동안 몰입을 하다보면 어느 한 순간에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을 얻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 역시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했다. “회사 현안에 골몰하다가 갑자기 새벽에 잠이 깨며 아이디어가 떠올라, 바로 메모를 해서 즉시 업무에 반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기획은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닙니다. 열정이 강해 진정으로 고민하는 사람만이 좋은 해결책을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다른 일은 임원이나 해당 부서장에게 위임해도, 직원 채용에서만은 모든 대상자의 면접을 일일이 챙긴다고 김 사장은 밝혔다. “그렇게 해서 열정이 좋은 직원들을 위주로 뽑아 놓으면, 조직의 화합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은 매사에 긍정적이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대체로 원만하거든요.”
 
그는 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라고도 조언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고시까지 합격했다가 프로 골퍼로 전향한 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골프를 잘 치고 싶어 엄청나게 연습을 했답니다. 그런데도 실력이 잘 늘진 않았습니다. 스트레스만 받았지요. 그러다 부담없이 즐기기 시작하니 어느 한 순간에 스코어가 확 좋아지더랍니다. 이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걸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열정도 생기게 됩니다. 열정과 즐거움은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2가지 핵심 요소입니다.”
 
# 습관
 

김 사장은 1978년 대한투자신탁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대한투자증권 부사장을 거쳐 대투운용 사장과 동부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했다. “임원 시절까지 리서치 영업 종합기획 자산운용 IT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친 업무를 골고루 다 해봤습니다. 비록 제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이런 다양한 경험이 최고경영자(CEO)를 하는 데 큰 보탬이 되는 것 같습니다.”
 
30년 직장생활에서 형성된 좋은 습관이 있다면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 역시 대부분의 CEO들처럼 ‘아침형 인간’이었다. “전 평소 대략 10시 반이면 취침해 5시 반이면 일어납니다. 일찍 출근해 운동하고 목욕을 하면 제 몸을 의욕적인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는 아울러 ‘정리하는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순간 흘끔 그의 책상을 쳐다봤다. 서류와 자료들이 그야말로 ‘제식 훈련’을 하고 있었다. “책상 위가 어지러우면 일도 제대로 정리가 안 되는 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일이나 모든 것을 머릿속에 그려서 정리가 빨리빨리 안 되면, 직성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로 ‘빨리빨리’만을 우선시하는 건 아니었다. “머릿속은 빨리빨리 정리하되, 말은 한 템포 늦춰서 하려고 합니다. 직원들이 내 생각을 이해하고 따라오도록 유도해야죠. 리더는 기본적으로 판소리의 고수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좋은 창이 나오도록 장단을 잘 맞춰줘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리더 스스로가 합리적이고 바른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리더를 따르게 됩니다.”
 
# 돈
 
증권회사 CEO와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돈’에 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종자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신입사원 연수 때마다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의 경우, 월급을 열심히 모아봐야 집을 사는 데엔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러다보니 좌절해 버는 걸 대부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월급쟁이라도 작은 목돈부터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사회생활 시작할 때 목돈을 만든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크다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순방향으로 출발해야지 그걸 안 하면 나중에 힘들어집니다. 3년 혹은 5년 정도 ‘펀드’에 가입해 월급에서 무조건 떼어 적립하는 게 좋습니다. ‘겨우 그거 모야 봐야 어디다 쓸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돈이 얼마가 됐든 모아놓고 생각하면 결국 그 끝이 달라지게 돼 있습니다.”
 
끝으로 포부를 물었다. “금융산업에서 양적인 성장은 바로 해내기 힘들지만, 질적인 성장은 단 몇 년 안에도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질 좋은 금융서비스를 꾸준히 제공, 국민들의 노후생활에 보탬이 되는 ‘질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의 ‘최고 증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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