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파사현정'에 담긴 의미는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4.15 16:09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내 올바른 길로 가야 한다."

삼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이 수사 종료를 앞두고 100일 가까이 진행해 온 수사에 대해 '파사현정(破邪顯正)'이란 고사성어로 소회를 밝혔다.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15일 "우리는 잘못된 것을 밝혀서 다루는 '파사현정'의 정신으로 그간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파사현정'은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

즉, 사악한 것을 깨닫는 것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므로 얽매이는 마음을 타파하면 바르게 될 수 있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특히 이 용어는 인도 대승불교를 뿌리로 하고 있는 성종(性宗)·공종(空宗)·파상종(破相宗)으로 불리는 '삼론종(三論宗)'의 중요한 근본 교리 중 하나다.

그렇다면 윤 특검보가 특검 활동을 이 같은 성어에 빗댄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는 곧 특검팀이 우리나라 최대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을 상대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경제정의' 구현에 일조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특검보는 "과거 이 회장의 좌우명이 '사필귀정(事必歸正·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이라는 한 월간지 보도를 본 적이 있다"며 "결과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질 지 걱정이 되지만 특검 구성원들이 급조된 용병 성격이 있었음에도 상당히 열심히 (수사를)진행한 것만큼은 (국민들이)알아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윤 특검보의 말은 특검팀이 수사 종료를 앞두고 "특검 수사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경제단체들의 비판과 "성역 없는 수사로 재벌기업들의 고질적인 병폐를 근절시켜야 한다"는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 속에서 얼마나 심각한 고민을 해 왔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연 삼성특검팀이 이번 수사를 통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며 거대 재벌기업의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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