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해외자원개발, 그리고 주가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8.04.16 10:02

전직 국회의원들 잇단 진출, 자원개발 딛고 국회 진출도

전직 국회의원들이 자원개발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반면 정치와 인연이 없던 자원개발 테마주 오너는 테마로 번 돈을 발판으로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즈베키스탄 규사광산 개발로 주목받았던 김윤식 신동에너콤 사장에 이어 14일 구천서 신천개발 회장이 해외자원개발업 진출을 선언했다. 김 사장과 구 회장은 16대 국회에서 의원생활을 함께 했다. 김 사장이 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 옮기면서 잠시나마 같은 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둘의 해외자원개발 방식은 천양지차다.

신천개발은 영국 대체투자시장(AIM)에 상장돼있는 노티컬사(Nautical Petroleum Plc.)의 지분 5%(6340만여주)를 154억원에 취득, 3대주주가 됐다.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지분투자 방식으로 자원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구 회장은 "유전개발은 실패할 경우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패가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중견 기업규모로는 독자적인 광구개발 등 자원개발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동에너콤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규사광산 개발 협상을 주도하며 코스닥기업들을 끌어들인 경우다. 지난해는 양해각서(MOU)만 맺은 상태에서 에이치앤티를 끌어들였다. 덕분에 에이치앤티는 6개월여만에 시가총액이 7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정계에서의 행보처럼 자원개발 파트너 선정에서도 발빠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사장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쪽을 지지하며 야당으로 적을 옮긴 전력이 있다.


지난해 11월 에이치앤티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눈밖에 나 사업에서 배제되자 재빨리 코스닥 기업 2곳과 손을 잡았다. 한진피앤씨와 케이앤컴퍼니가 바로 그들. 두 회사 역시 이 재료를 등에 업고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한 사업에 두 기업을 끌어들이다 보니 누가 사업의 주체냐 하는 논쟁까지 나왔다.

한편 에이치앤티의 최대주주인 정국교 전 사장은 국회입성을 앞두고 있다. 정 전사장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6번을 받았다. 코스닥 벤처기업인을 대표해 받은 자리다. 손학규 대표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정 전사장은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꾸린 선진평화연대에서 중소기업정책 특보를 맡았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 정 전사장은 에이치앤티 주식 일부를 팔았다. 4월 100만주를 팔아 53억원을 확보했고, 10월에는 40만주를 팔아 343억원을 챙겼다. 10월 판 40만주 중에는 상당수가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때였다.

정 전사장은 이것이 문제가 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에 나섰지만 주가가 추가 하락, 투자자들의 원성을 더 사기도 했다. 10월초 9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11월말에는 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1조3000억원의 시총이 1개월여만에 허공에 사라졌다. 그래도 정 전사장은 국회의원이 된다. 걸림돌은 검찰의 주가조작사건 조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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