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미, 실용외교 첫 시험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8.04.13 14:41

美관계개선으로 남북관계 주도권·FTA타결 위해 쇠고기 협상 급물살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후 첫 미국 일본 방문을 앞두고 '실용외교' 첫 시험이 어떤 점수를 얻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방문지인 미국과는 북핵, 쇠고기 수입협상,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 문제 등 산적한 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하는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어떤 실리를 취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통미봉남' 성공못해"=이 대통령은 13일 열린 '미·일 순방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그 전략(통미봉남, 남한을 봉쇄하고 미국과 직접 통한다는 전략)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우리는 전통적인 동맹관계일 뿐 아니라 대북 핵문제 전략에서도 함께 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남북관계도 지난 10년간의 기존 틀이 새로이 정립되는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그러한 관점에서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남북 당사자간 해결 원칙을 제시하면서 대북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것 외에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전통적 우방으로서의 관계복원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바탕으로 북한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원칙' 아래 목소리가 필요할 때는 목소리를 낼 것이며 결코 소극적인 태도는 취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FTA 해결점 찾을까='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이 대통령의 방미로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하원에서 콜롬비아 FTA 비준이 무기한 연기되고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쉽지 않은 점, 총선후 새 국회를 구성해야 하는 점 등은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콜롬비아 FTA 비준 동의안의 신속 처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 및 파나마와의 FTA 비준도 불투명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이번 의회 비준 연기는 미국내 대선 등 정치상황을 배경으로 미국 행정부와 의회간 기싸움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 "FTA 비준이 지연되면 미국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이 손상되는데다 이 대통령의 방미로 타협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방미로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이 급물살을 타게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측은 FTA 비준을 위해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을 완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법안을 처리해 미국 의회로 하여금 서둘러 FTA 비준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FTA 비준을 위해 쇠고기 협상 타결의 여지가 더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역기준에 대한 우리의 기존 입장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등뼈 등을 허용하고 '30개월 미만'으로 요구해 왔던 연령 제한도 단계적 폐지가 아닌 일괄 폐지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다.

한편, 지난 11일에 열린 한미 쇠고기 협상은 마라톤 회의 끝에 오는 14일로 연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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