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부업체 직원 '모시기' 경쟁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4.13 18:09

[명동풍향계]서민금융 진출 붐에 "달라진 위상"

새 정부 들어 대부업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우량 대부업체를 제도권에 편입하고, 이들에게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을 포함한 제도권 금융기관의 서민금융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미 '빅3' 대부업체 직원들을 영입하려는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은행·대부업체 손잡을까=지난해 부동산 담보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부업체 A사와 외국계 B은행이 소송 직전까지 가는 갈등을 빚었다. 발단은 B은행의 일방적인 계약 취소였다. A사는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B은행에 신탁하고 ABS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투자자는 이미 메릴린치로 정해졌다.
 
하지만 B은행이 돌연 입장을 바꿨다. A사가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90% 늘리자 감독당국의 '창구지도'를 받은 B은행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불똥'은 대부업계 전체로 튀었다. 대형 대부업체들이 ABS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수탁하기로 했던 시중은행들이 계약 직전에서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버렸다. 결국 지난해 3월부터 대부업체의 ABS 발행은 전면 중단됐다.

그런데 최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대부업체의 ABS 발행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B은행의 계약 취소와 관련, A사에 법률자문을 한 법무법인 관계자가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선임된 것도 대부업계의 기대감을 키웠다고 한다.


물론 금융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과 ABS 발행분의 금리차가 크지 않아 실제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ABS 발행으로 자금조달이 쉬워지면 외국계 대부업체의 국내시장 점유율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 직원 모시기=대부업이 금융권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대부업체 직원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지난주 제도권에선 처음으로 대부업 전문회사 '하이캐피탈'을 설립한 현대해상은 러시앤캐시의 자금부장을 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앞서 HK저축은행도 신용대출 담당팀을 확대하고 대부업계 출신 전문인력 영입에 나섰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제도)금융권의 소액서민대출시장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부업체 직원들의 스카우트 연봉이 2배 이상으로 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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