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前회장 "차명주식 명의만 빌려줬다"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4.12 21:12

특검, 차명주식 개설 경위 및 실소유주 확인

삼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12일 삼성생명 주식 차명 보유 사실을 고백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을 재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현 전 회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해 차명주식 보유 경위를 묻는 취재진들에게 "1988년 당시 소병해 비서실장이 이름을 빌려 달라고 해 명의만 빌려줬다"고 말했다.

현 전 회장은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으로 분산 관리한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현 전 회장은 이 회장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 28만800주를 차명으로 보유해 왔으나 특검 조사에서는 차명주식 존재 사실을 부인해오다 이 회장 소환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4·9 총선 참패에 따른 기자회견 자리에서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현 전 회장은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고백한 이유에 대해 "총선 참패를 인정해 사퇴해야 할 입장에서 제주도민에게 거짓말을 한 점을 사과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 전 회장은 "에버랜드 사건 기획안을 구조조정본부(현 삼성전략기획실)에서 만들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고 이 회장의 지시를 받은 적도, 내가 지시한 적도 없다"며 이 회장과 구조본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날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 개설 시점 및 경위, 주식 매입 자금의 출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검팀은 또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이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이기도 한 현 전 회장에게 CB 실권 경위를 추궁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 전 회장과 함께 삼성전략기획실 소속 최광해 부사장도 다시 불러 비자금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등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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