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쇼크'신용경색 재확인, 월가"흔들"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4.12 04:41

'바닥론'찬물, 금융부문 부진 주원인...등급하향 잇따라

세계 최대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부진한 실적이 월가 전체를 뒤흔들었다.

제조 엔터테인먼트 금융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업분야를 갖고 있는 GE의 실적 악화는 GE 차원이 아니라 신용위기와 이로인한 미국 경제의 취약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택배업체인 UPS는 9일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 7일에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가 1분기 순이익이 반토막났다고 발표했고, 같은 날 반도체 기업 AMD 역시 부진한 실적전망을 내놓는 등 대기업들의 잇따른 '어닝 쇼크'는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업종과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 지난달 이후 상황 지속 악화..바닥 기대 '찬물'

GE는 11일(현지시간) 1분기 순이익이 43억6000만 달러로 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44센트로 월가 전망치 51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422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8% 상승했지만 GE가 당초 전망했던 44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주당 순이익 목표치도 주당 2.2~2.3달러로 낮췄다.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주당 2.43 달러를 밑돈 수치다.

이멜트 회장이 불과 한달전인 지난달 13일 기존의 실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기 때문에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이멜트 회장이 실적부진의 실태를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을 오도했다면 CEO 및 기업의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수 밖에 없다는게 월가의 반응이다.

지난달 13일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면 GE뿐 아니라 미국경제와 신용경색이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셰리 쿠퍼 경제전략가는 "금주초 증시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기대가 확산됐지만 GE의 실적은 그같은 기대가 설익은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이멜트 회장 "신용경색이 주당 5센트 까먹어"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은 "전 세계 인프라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금융서비스 사업은 미국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어스턴스 사태로 인한 신용위기가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멜트회장은 "지난달 금융시장의 이례적인 혼란이 금융부문의 자산매각을 어렵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보유 자산 가치가 더욱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용경색으로 순이익 감소분이 주당 5센트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경색만 없었더라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부합할수 있을 것이라는 변명성 발언이었지만 그만큼 신용경색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멜트 회장은 아울러 1분기중 미국의 보건의료, 소비재 등 산업분야 역시 둔화돼 왔다고 지적, 미국경제가 1분기중 바닥을 쳤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도 '찬물'을 끼얹었다.

◇ 월가, 등급하향 잇따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부실대출 상각과 금융손실에도 불구하고 다변화된 GE의 사업구조가 실적 급락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이같은 예상이 빗나가면서 GE의 실적 발표 직후 월가 기업들의 등급하향도 즉각 이어졌다.

골드만삭스는 GE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골드만삭스의 딘 드레이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악화와 이익목표치 하향은 GE의 '신용 우려'를 키웠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도 투자의견을 '시장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니콜 패런트 애널리스트는 GE의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벗어났고 실적부진이 전 사업부문에 걸쳐 확산됐다고 하향 이유를 밝혔다. 특히 지난달까지만 해도 실적에 대해 자신했다가 갑작스런 '어닝쇼크'를 발표한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GE주가는 이날 10% 이상 급락하고 있다.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증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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