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태풍 앞둔 금융공기업 '뒤숭숭'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임동욱 기자 | 2008.04.11 17:30

"설마…" 하면서도 정부 기류에 촉각

금융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물갈이가 구체화되고 있지만, 상당수 공기업들은 겉으로는 '설마 별일 있겠냐'는 분위기다.

기관장들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업무상 결격사유도 없어 교체명분이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국책은행 민영화 등 현안이 산적한 정부가 전격적으로 교체카드를 빼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반 공기업 CEO들에 대해 '일괄 교체, 예외 유임'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다소 뒤숭숭한 표정이다.

박대동 예보 사장은 올해 1월 부임했다. 노무현 정권 때 선임됐다는 점 외에 특별한 결격사유를 찾기 힘들다. 금감위 상임위원을 역임하는 등 업무 면에서는 이미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예보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 등에 대한 시각도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지난달말 취임 1년을 맞았다. 교체된다면 민영화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다. 메가뱅크 구성과 관련 박 회장은 정부와 예보 등과의 협의를 책임지는 키 맨으로 비중이 크다. 강한 추진력으로 정평난 박 행장은 은행 가치를 올리는데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예보나 우리금융쪽 기관장들이 교체되고, 이에 따라 민영화가 지연된다면 정부로서도 부담스럽지 않겠냐"며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역시 특별한 교체 사유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금융통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조직 장악력도 뛰어나다. 특히 지난해 12월 강권석 전 행장 별세 후 취임해 빠른 시간안에 조직을 추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 평가도 상당히 좋다. 교체될 경우 후임자 선정과 이후 조직장악 및 업무파악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상당기간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도 정부와 불협화음을 낼 스타일이 아니고, 취임한지 100일 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장의 경우 특별한 지역색도 없다.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다른 공기업과 달리 금융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라며 "사의를 표명할 경우 업무적격성과 국정철학 공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옥석을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업은행의 김창록 총재는 임기가 7개월 밖에 남지 않은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총재' 발언으로 인해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미 지주회사 전환에 맞춰 국제적 감각을 갖춘 CEO를 영입한다는 정부 방침도 나온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이미 새 정부와 친분있는 사람들의 중용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전문성과 경영평가 등을 고려해야지 관료라고 무조건 안된다는 것 역시 새로운 관치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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