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펀드만 골라 투자한다더니..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4.14 08:10

재간접펀드 수익률 저조, 과세로 투자자 냉담

잘 나가는 펀드만 골라서 투자하는 재간접펀드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 펀드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수익률마저 부진해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실정이다.

재간접펀드는 지난해 해외 펀드 열풍 속에 큰 인기를 누리며 빠르게 성장했다. 2004년 첫 등장 이후 재간접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6월 15조원대까지 급증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 3일 현재 8조6780억원에 불과하다.

재간접펀드의 최대 강점은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의 검증된 펀드에 골고루 투자해 분산 투자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재간접펀드가 편입하는 역외 펀드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재간접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재간접펀드는 개별펀드 수익률 변동위험과 환위험 등을 모두 고려해 펀드를 편입, 안정성을 높였지만 수익률도 저조하기만 하다. 특히 지난해 인기가 높았던 중국, 인도 재간접펀드는 일반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월드와이드인디아주식종류재간접T-1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66%로 같은 기간 설정액 100억원 이상 해외주식재간접펀드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인도 현지 운용사가 만든 역내 펀드에 60% 가량 투자하고 메릴린치와 JP모간 등 글로벌 운용사의 우수 펀드를 대거 편입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인도 선섹스지수(-21%)와 인도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24.12%)을 밑돌았다.

'하나UBS중국주식해외재간접 1CLASS C'(-25.67%)와 'KB차이나포커스주식형재간접Class-C'(-23.04%)도 일반 중국 주식형펀드(-22.6%)보다 부진했다.


중국·인도·한국·일본 등 4개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편입한 'PCA뉴실크로드재간접' 펀드의 수익률도 -18% 수준이다.

유망 펀드에만 골고루 투자했음에도 일반 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못한 것은 수익률이 평균 이하인 펀드 위주로만 분산 투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보수가 이중으로 빠져나가거나 펀드 투자를 위한 자문 수수료를 지불하는 상품이 많아 수익률이 이를 상쇄할 정도로 좋아야 한다"며 "비과세 혜택에서 제외돼 유입 자금이 줄었다는 점도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재간접펀드는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고 종목 분산 효과가 뛰어나지만 과세가 최대 걸림돌"이라며 "과세를 감안해도 성과가 나쁘지 않다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굳이 환매할 필요는 없지만 신규 가입을 고민중이라면 과세 혜택이 있는 해외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