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2차소환 李회장 '묵묵부답'(종합)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김지민 기자 | 2008.04.11 14:30

특검보 "마무리 수사 위해 필요한 사항 조사"

삼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11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1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특검팀에 소환됐다.

이날 이 회장은 당초 출석하기로 예정됐던 오후 2시께 1차 조사 때와 같이 검정색 벤츠승용차를 타고 이완수 변호사와 김 준 비서팀장 등 삼성 측 관계자 2명과 함께 특검팀에 출두했다.

이 회장은 쥐색 계통의 정장에 은회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다소 착잡한 표정으로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 회장은 2층 로비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5초가량 잠시 멈춰 섰다가 "특검팀에 두 번째 소환된 심경이 어떤가",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법적인 책임이 무엇인가", "국민들께 한 마디 해 달라"는 등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곧바로 8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다만, 이 회장을 수행한 이 변호사는 "(이 회장이)나갈 때 소회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특검 수사의 핵심인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함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삼성을 둘러싼 3대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히 특검팀은 이 회장에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이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과 관련, 당시 직접 전략기획실 등에 사채 발행을 지시했는지와 그룹 계열사들이 임직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 운용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1차 조사 당시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 "전략기획실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직접 관여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 "이 회장을 다시 부른 것은 마무리 수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 회장을 상대로 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소환된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팀 사무실에는 200여명에 달하는 내·외신 취재진들이 몰려 큰 혼잡을 빚었으며 경찰은 2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다행히 물리적 충돌 등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특검팀은 이 회장 소환과 함께 이날 삼성전략기획실 소속 전용배 상무와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등 그룹 임원 4명을 다시 불러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한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1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회장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공개적으로 털어놓은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밖에도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삼성증권 특별검사 자료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하고 삼성전자 전산센터에서 비자금 수사와 관련한 전산자료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진보신당 당원과 삼성특검반대국민연대 소속 회원 등 60여명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특검팀 사무실 앞에서 특검 찬반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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