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회장 '칭기즈 칸 DVD' 돌린 까닭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4.11 08:47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를 포함해 37개 계열사 600여명의 임원들에게 '칭기즈 칸' DVD를 배포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구 회장이 돌린 '칭기즈 칸(成吉思汗)' DVD는 KBS가 지난 2005년 9월부터 12월까지 방영했던 30부작 칭기즈 칸을 10개의 DVD로 묶은 것. ㈜LG를 통해 올초부터 지난주까지 우편으로 각 임원들에게 칭기스칸 DVD를 보내고 있다.

구 회장은 'DVD를 보고 칭기즈 칸의 유목민 정신을 배우라'라는 간단한 메모도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2~3년전부터 칭기즈 칸의 유목민 정신으로 세계 시장을 정복하자는 말을 해왔다"며 "KBS가 지난 2005년 방영한 이 드라마가 D미디어라는 곳을 통해 DVD로 출시돼 이를 임원들에게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칭기즈 칸이 △철저한 능력위주의 군 인사행정 △이민족이라 해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인재흡수 △승마능력과 기동성이 뛰어난 군대 △상인들을 통한 정확한 정보수집 △다른 종교(그리스도교, 이슬람)에 대한 존중 등의 방식으로 세계를 정복한 성공철학을 임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DVD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를 중심으로 최근 외국인 임원들을 적극 영입하는 것이나 능력위주의 조직개편,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춰가는 것이 이같은 칭기즈 칸식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피드 경영'을 모토로 하고 있는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은 구 회장이 보내준 칭기스 칸 DVD를 자사 임원과 팀장 등 600여명에게 나눠주면서 "칭기스칸의 강한 실행력과 빠른 속도는 스피드 경영과 일맥상통한다"며 '칭기스 칸론'을 설파했다.

김 부회장은 "2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만의 병사로 어떻게 1억 명이 넘는 유라시아 전체를 150년이나 통치할 수 있었는지 연구해봐야 한다"면서 "칭기스칸의 리더십을 탐구해보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LG화학의 한 임원은 "칭기스칸은 국가를 세우고 천하를 통일하기까지 웅대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했으며, 출신보다는 능력에 따라 인재를 등용해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하는 등 수평ㆍ개방적인 조직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초에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CCTV가 방영한 역사 다큐멘터리 '대국굴기'를 임직원들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대국굴기는 '대국은 어떻게 일어섰는가'란 뜻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15세기 이후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9개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도 매년 반도체설명회 때나 삼성모바일솔루션포럼(SMS) 행사 등에서 프리젠테이션의 엔딩 부분에 ‘성(城)을 쌓는 자는 멸망할 것이고, 이동하는 자는 흥할 것이다’는 칭기즈칸의 명언을 사용하며 '디지털 노마드(유목민)'를 자처하는 등 칭기즈 칸식 경영을 주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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