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컴넷, 유동성 풍부...고배당 정책 매력적

김일태 외부필진 | 2008.04.24 16:55

[머니위크] 김일태의 기업이야기

청호컴넷은 금융자동화기기인 ATM(Auto Teller Machine)과 CD(Cash Dispenser), CDP(Cash Dispenser Printer)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업체로 1977년에 설립되어 업력이 무려 31년에 이른다.

이 회사는 주력사업 이외에 일본 교세라로부터 레이저프린터 및 디지털복사기를 수입ㆍ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CD VAN사업에 진출하였고 최근 아웃소싱 부문과 현금물류 사업에 진출하였다. 그 외 시스템 및 IPS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금융자동화기기분야는 1997년 IMF 이후 투자가 정체되어 있다가 1999년부터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였다. 은행통폐합 및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은행들은 금융자동화기기를 공격적으로 도입하기에 이르렀고 고객들도 저렴함 수수료로 인해 금융자동화기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주 5일제 근무제의 확산과 점외기기 운영시간 확대 등으로 금융자동화기기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되었다. 청호컴넷은 금융자동화기기 1위 제조업체로서 이러한 금융자동화기기 업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트업체로서 실적변동성 존재

실제 청호컴넷의 10년 동안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금융자동화기기시장 업황변동을 한눈에 확인할 수가 있다. 이 회사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금융자동화기기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연평균성장률 34.8%의 고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2002년 최대호황 이후 은행의 신규 및 교체수요가 감소하자 LG엔시스, 노틸러스효성, FKM과의 치열한 출혈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3년간 최악의 해를 보내며 2003년에는 56억원 적자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청호컴넷의 ATM기 가격추이를 살펴보면 1999년 대당 평균 2930만원, 2000년 2982만원, 2001년 2870만원, 2002년 약 2500만원을 받아왔으나 2003년 이후 노틸러스효성을 필두로 한 경쟁사들간의 출혈경쟁과 은행으로부터의 저가수주가 시작되면서 ATM기기 대당 가격이 1600만원대로 하락하였다. 2003년에는 심지어 역마진 매출이 일어나 적자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3년간의 출혈전쟁으로 공멸의식을 느낀 과점업체들은 2005년부터 출혈경쟁을 자제하기 시작하여 대당 가격이 2000만원 이상으로 복귀하였고 2006년 5000원권 신권 발행, 2007년 1000원권, 만원권 신권 발행이 은행들의 기기 교체주기와 맞물리면서 청호컴넷은 2007년 매출 2490억, 영업이익 381억, 순이익 204억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교체물량의 발생과 은행권의 점포확대, 자통법으로 인한 증권, 보험사 수요의 성장, 내년도 예정되어 있는 고액권 발행 등으로 인해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트업체의 특성상 변동성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지며 시장포화 시 추가성장의 의문은 계속될 것이다. 이것이 서비스업체와의 결정적인 차이이며 청호컴넷이 적극적으로 서비스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금성 자산과 고배당 정책은 매력적

2007년 3분기 기준으로 청호컴넷은 현금 및 현금성 유동자산만 약 713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그 외 장기투자증권과 지분법적용투자주식 약 231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청호네트웍, 청호전자통신, 쏘넷 등의 계열사 지분이다. 이자발생 부채가 약 327억원에 달해 보수적으로 비유동자산을 제외하고도 인수가치는 약 863억원이 도출된다.

배당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2001년부터 적자를 기록했던 2003년을 제외하고 매년 40% 이상의 배당성향을 기록했고 2005년에는 92.48%의 배당성향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주당 1200원 배당을 발표해 31.37%의 배당성향과 4.7%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였다.


배당수익률도 2003년과 2005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에도 2003년과 같이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4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고배당정책은 캐시플로가 좋으면서 신규성장동력이 부재한 회사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최근 7년간 배당추이를 보면 실적변동성이 배당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적변동성과는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회사가 고배당정책을 가지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실적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배당의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존재

청호컴넷의 지배구조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청호엔터프라이스가 20.37%를 가지고 있고 지대섭 회장이 개인적으로 8.19%, 그 외 특수관계인이 1.87%를 가지고 있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33%에 이른다. 또한 자사주를 12.45%를 가지고 있어 실질지분율은 34.64%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 절대적인 지분율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 대주주 대상 CB발행 등의 움직임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청호컴넷은 최근 1년여간 지배구조 리스크로 여겨질 만한 행보를 보여왔다.

2006년 8월2일 약 38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공시하였는데 3년 만기 분리형에 행사가액은 1만7400원이다. 풋옵션은 일년 후 100%금액을 달러화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유로시장에서 발행되었다. 사채는 2007년 8월8일 부로 전부 조기상환되었고 분리된 신주인수권 약 3.8%가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2007년 8월29일 대주주인 청호엔터프라이즈를 대상으로 77억원 규모 CB발행을 공시하였다. 발행목적은 기술도입을 위한 비용마련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대주주를 대상으로 발행했다는 점에서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가 없어 보인다.

만기 3년에 만기이자율 4%이며 1년 뒤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전환가액은 3만7169원으로 결정되었는데 전환가액 재조정(Refixing) 조항이 있어 매 1년 마다 전환가액 조정이 가능한데 전환가액의 조정한도는 발행 시 전환가액의 90%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발행 이후 큰 폭의 주가하락으로 인해 2008년 초에 발행된 5권종 중 67억6472만원 권이 중도상환되어 현재 잔액은 약 9억4000만원 정도가 남아있다. 즉 주가하락으로 청호엔터프라이스의 주식전환이 힘들어지자 청호컴넷이 콜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청호컴넷은 2007년 2분기를 기준으로 계열사인 쏘넷의 지분을 2.9%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7년 9월4일 쏘넷 지분 45.44%에 해당하는 28만426주를 주당 약 2만4000원대에 추가매입하였다. 그 후 9월21일 쏘넷의 나머지 지분에 대한 소규모 주식교환을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공시를 했다.

쏘넷 구주주에 대해서는 청호컴넷 신주를 발행하여 교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교환비율은 쏘넷 1주당 청호컴넷 0.765783055006주를 교부하기로 했다. 문제는 소규모주식교환을 통해 100% 자회사 편입은 실질적인 합병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기존 청호컴넷 주주들은 지분율 희석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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