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관리하다 표정 바뀐 청와대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4.09 23:16

압승 기대로 고무됐던 청와대,한나라당 고전에 분위기 가라앉아

"쿨(cool)하지는 않네..." 4·9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며 적절한 단어를 찾던 청와대 관계자가 내놓은 답이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의 고전이 계속되자 청와대의 표정도 바뀌고 있다. 9일 오후 6시, 한나라당이 최대 178석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될때만 해도 청와대는 애써 표정관리에 나서는 분위기였다.

단순한 과반 의석(150석)이 아니라 국회 전체 상임위원회에서 야당을 앞설수 있는 절대안정 의석(168석) 확보까지 기대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에서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한 이번 총선 승리로 국정운영의 동력이 생긴 셈"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산업화,민주화와 지난 10년간 겪은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대한민국 전체가 '2차 추진'을 하게 될 것"이라며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본격적인 국정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개표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이 과반 확보조차 힘겨운 상황으로 나타나자 청와대의 표정은 바뀌었다. 특히 이재오(서울 은평을),이방호(경남 사천),박형준(부산 수성) 등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거물들이 줄줄이 낙선하고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약진하자 충격은 더 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반을 넘었다는게 의미있는 거다. 과반만 넘기면 백오십 몇석이 되건 큰 문제가 없다. 여당이 과반을 넘은게 몇번이나 되나"고 애써 자위했다. 이어 "(친박계 무소속이 아닌) 순수 무소속 후보중 몇몇 분들은 한나라당에 언제 들어와도 문제 없는 분들"이라며 영입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재오,이방호 등의 낙선에 대한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묻자 "청와대에서 코멘트할 사안이 아니고, 당에서 할 애기"라고 즉답을 피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다"라며 "과거 선거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특정당에 압승을 주지 않고 견제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열풍에 휩싸인 17대 총선에서도 당시 열린우리당이 간신히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관저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총선 특집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일찌감치 김윤옥 여사와 종로구 청운동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한 이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방미,방일 관련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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