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MB 교육개혁 가속도(?)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8.04.11 09:55
총선 결과가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끝났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안개 속 'MB 교육정책' = 그 동안 교육계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해 '명확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대선 공약집에서 큰 틀을 보여주긴 했지만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세부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던 것.

대선 당시에는 'BBK 공방'에 매몰돼 교육공약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대통령직인수위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까 기대했지만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만 발표하고 '영어 몰입교육'에 만취해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데는 또 실패했다.

조각이 끝나고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뭔가 보여줄까 기대했지만 대선공약집을 그대로 나열해 일정만 보탠 수준에 그쳤고, '4.9 총선'에서도 구체적이고 책임있는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향후 5년 동안의 교육정책 내용이 담겼을 '인수위 백서' 또한 뚜렷한 이유 없이 법에서 정한 시한을 넘겨 발간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보니 교육전문가들은 최근 몇 달 동안 각종 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설명할 때마다 "추측컨대", "짐작컨대", "제가 알기로" 등등의 수식어를 붙여야만 했다.

◇ '총선 끝' = '전투준비 끝?' = MB 정부가 이처럼 교육정책 제시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교육이슈가 다루기 힘든 '시한폭탄' 같은 성격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영어 잘하면 군대 안간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이동관 당시 인수위 대변인은 "새 정부에 정말 치명적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전 국민이 교육전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관심의 대상인 교육이슈를 잘못 건드릴 경우 용의 역린을 건드린 것처럼 정부 인기도가 급락할 수 있다.

때문에 교육정책을 다룰 때는 세심한 준비와 배려가 필요하다. 교과부 공무원들은 "예상 전개 시나리오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터뜨려도 틀어질 때가 많다"며 정책 추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러나 MB 정부의 경우 '세심함'은 커녕 기본 틀조차 갖추지 못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합치면서 조직은 물론 전화번호까지 모두 바뀌면서 일선 교육청과 학교의 의견이 중앙으로 전달되지 못했다. 그 사이 지역교육청 차원에서 추진된 '비위교직원 명단공개', '학원 24시간 교습 허용' 등이 몇 시간, 몇 일 만에 번복됐고, 중앙 정부는 아무런 조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임위 꾸려지면 곧바로" = MB 교육정책이 '안개 속'을 거닌 데에는 '4.9총선'도 크게 작용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사학법 재개정, 교육권한의 지방 이양, 교육정보 공개, 교원평가 강화 등 새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들을 실행하려면 관련 법의 신설과 개정이 필수지만 국회는 총선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총선이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마무리되면서 MB 교육정책도 앞으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은 △대학입시 업무의 이양 △시도교육청 업무의 이양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영어공교육 완성 △맞춤형 국가장학제도 구축 △교육정보 공개확대 △교원능력 제고 인프라 구축 △교육과정 및 교과서 개편 △사학법 재개정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 가운데 사학법 재개정, 영어공교육 강화, 교육정보 공개 확대, 교원평가 강화, 자립형 사립고 등의 정책은 교육주체간 견해차가 커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여야 극한 대치를 불러왔던 '사학법 재개정'의 경우 새정부 출범 이후 한나라당에서 수 차례 강행 의지를 밝혀 정치권이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나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만큼 협상보다 '힘의 논리'가 판세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정부 교육정책에 지지 입장을 보여온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정부가 의도적으로 교육이슈 제기를 회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며 "법은 이미 지난 정부 때 거의 만들어 놓은 만큼 상임위 진용이 갖춰지는 대로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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