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수수한 얼굴 뒤 강력한 힘 '제타 DTI'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4.11 16:19

[Car & Life] 대중을 위한 실용주의 저가형 모델

'폭스바겐(Volkswagen)' 하면 대중차, 국민차 등 독일의 중저가 브랜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폭스바겐이라는 단어 스스로도 대중차(people’s wagon)라는 뜻을 담고 있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폭스바겐 품질까지 '그저 그런' 중저가 차량으로 취급하면 큰 오산이다. 소형차 모델명인 골프는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고 대형 럭셔리 세단 페이톤은 벤츠의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430에 비견된다.

골프의 세단형 모델 '제타'를 처음 접했을 때 '베이비 파사트'라는 별명답게 앞 모습이 뉴 파사트를 닮았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다. 시승은 디젤차(TDI)를 택했다.

제타 2.0 TDI의 가장 큰 매력은 수입차치곤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2008년형 모델에는 MP3 플레이어 기능이 추가된 오디오가 장착되고 가죽 시트를 고급 소재의 직물 시트로 바꾸는 등 업그레이드 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3190만원(컴포트 모델 기준)으로 종전보다 300만원 내렸다.

제타의 외관은 화려하지도, 독특하지도 않다. 그냥 수수하다. 첫 인상이 폭스바겐의 철저한 실용주의 철학을 이해하는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하루면 충분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이런저런 흉이 될만한 것들부터 눈에 들어왔다. 시트 조절 기능은 수동이고 그 흔한 오토라이트 시스템도 없다. 시동을 걸면 페이톤에서 느낄 수 없었던 경유차 특유의 소음과 떨림이 수입차의 환상을 깬다.

외제차라고 하면 온통 최고 사양으로 치장된 비싼 고급차를 떠올렸던 탓일게다.


그러나 이런 첫 인상은 주행을 시작하자 서서히 사라졌다. 체구에 맞지 않는 폭발적인 힘이 운전의 묘미를 한껏 살려줬다.

비가 내리던 날 제2경인고속도로를 달려봤다. 주위를 살핀 후 시속 110km에서 급제동을 걸었다. 좌우로 쏠림현상이 전혀 없다. 코너링도 좋은 편이다.

이 차의 매력은 탁월한 연비에 있다. 폭스바겐의 고유 디젤 엔진인 TDI를 탑해한 제타 2.0 TDI의 공식연비는 리터당 14km. 물론 시내에서 저속주행만으로는 이정도 연비가 실현된다고 보긴 어렵다. 시내에서는 대략 10~11km 수준의 연비 성능을 보였다.

이를 감안한다 해도 최고 출력 140마력에 최대 토크 32.64kgㆍm인 차치곤 연비가 꽤 좋은 편이다.

제타의 실용성은 대형 세단과 맞먹을 정도의 527리터짜리 트렁크 용량에서도 잘 보여진다. 뒷좌석은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됐고 이를 잘 활용하면 화물 적재 공간을 비교적 넓게 활용할 수도 있다.

이밖에 앞좌석 뒤편으로 달린 포켓, 트렁크 측면 패널의 쇼핑백 걸이 등은 실용성에 근거를 둔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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