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속적이고 심각한 침체 우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4.09 12:04

FOMC 3월18일자 의사록… "하반기 회복, 내년 본궤도"

'지속적이고 심각한 경기 하향(downturn)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미 지난달부터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우려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침체, 예상보다 심각
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지난달 18일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RB 정책위원들 대다수는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 부동산시장 회복이 여전히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위원들은 또 주택가격에서 은행 대출을 뺀 실제 주택자산가치인 홈에퀴티 격감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대출 상황 악화에 따른 기업활동 축소를 경고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고 장기적인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고 이에 FOMC는 75bp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정책위원들은 하지만 하반기 미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선 뒤 내년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 첫 침체 언급
FOMC 의사록 내용은 지난주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의회 청문회 증언과 일맥상통한다.

버냉키 의장은 2일 상하 양원 합동 경제 청문회에서 "경기 침체(recession)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cannot be ruled out)"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버냉키 의장이 침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18일 회의가 베어스턴스 긴급 지원을 결정한 지 채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열렸지만 정책위원들은 베어스턴스 사태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는 일부 위원들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을 택함으로써 금리 결정 논의에 보다 집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위원, 물가 우선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준 총재와 찰스 플로셔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플로셔 총재는 더 이상의 명확한 인플레이션 증거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더 이상 인플레이션 압박을 좌시할 경우, 대응 시기도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셔 총재는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등의 조치가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 현재의 경제상황을 개선시키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를 내리면 은행, 기업, 가계의 대출 기회는 늘어난다. 하지만 늘어난 시중 자금만큼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된다.

이에 결국 지난달 FOMC의 금리 인하 표결은 찬성 8대 반대 2로 갈렸다. 금리 인하 결정은 변함없었지만 미국 경기와 물가에 대한 우려는 한층 깊어졌다. 금리정책 표결에서 2표 이상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200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FOMC 회의록은 정책위원들이 금리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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