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압승, 재계서도 성공신화 쓸까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오상헌 기자 | 2008.04.10 07:30

울산 맹주서 수도권 대표주자로..M&A대전 현대重 승리 관심사

정몽준 의원이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전 통일부 장관)에게 낙승하면서 이번 총선 최대의 승자로 떠올랐다. 정 의원이 정치적 성공을 발판으로 재계에서도 승승장구해 그와 현대중공업이 현대가의 구심점 역할을 해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일 치러진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서울 동작을에서 정 의원은 정 전 장관에게 대승을 거뒀다. 정 의원이 우세였던 분위기는 여기자 성추행 시비, 뉴타운 유치 논란 등으로 난기류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의원이 5선 의원이긴 했지만 과거 총선에서는 '현대' 도시인 울산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승부를 해왔다면 이번 총선은 달랐다. 그는 당의 요청대로 대선 후보였던 정 전 장관과 승부를 자의반 타의반 수락해 수도권 바람몰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 의원은 과거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로 한나라당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원죄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대선 초반전에서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이명박 후보에 힘을 실어준데 이어 두번째 실적이라 할 만 하다.

정 의원인 향후 당권에 도전하는 등 당내 영향력 확대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차기 대선에서도 유력 후보군 중 한명으로 떠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다만 성추행 시비 등으로 상당한 내상을 입게 됐고 측근들을 원내에 진입시키는데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여전히 사실상의 단기필마라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정 의원의 이 같은 정치적 성공을 재계로 대입하면 상황은 다소 달라진다. 정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비약적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단숨에 범현대가 기업 중 현대차와 더불어 대표기업으로 부상한 상태다. 정 의원의 신고재산은 3조6000억여원에 달한다.


이런 성과와 실탄을 기반으로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경쟁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현대건설 관련해서도 자금력의 우위가 돋보인다.

하지만 정 의원의 탄탄해진 입지는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월등한 자금력 우세나 컨소시엄 구성 능력에서 앞서나가지 않는 한 경쟁기업이 승복하기가 쉽지 않고 특혜시비 등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크다. 현대건설 인수전의 경쟁자가 형수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등이라는 것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반면 범현대 기업의 지원은 현대중공업에 유리한 요인이다. 현대그룹과의 갈등(현대상선 경영권 다툼)에서 현대중공업이 KCC그룹과 행보를 같이 한 것은 숙부인 정상영 KCC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상영 회장은 향후 현대중공업의 행보에서도 중요한 우군이 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의 이미지를 현대중공업 그룹 기업광고에 차용하고 기념관 건설도 착착 진행 중이다. 정 의원은 또 지난 2월, 아버지의 호인 '아산'을 딴 '아산정책연구원'을 출범시켰다. 그룹측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범 현대그룹의 중심축이라는 자긍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총선을 거치며 확장된 정 의원의 외연이 정치적 승리 외에 경제계 및 재계에서의 위상 강화로 연결될지 관심사다. 첫 리트머스 시험지는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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