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떠나니 골드만 레버리지 제일 높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4.08 10:26
월스트리트에서 베어스턴스가 떠나자 가장 높은 레버리지를 보유한 곳이 골드만삭스로 변경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대규모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증권 투자가 주업인 월가 은행들은 이번 신용위기로 총 23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상각하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은행들이 상각한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은 대부분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였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월가 5위 투자은행이었던 베어스턴스는 결국 회사 문까지 닫았다.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11월말 17.5에서 2월말 18.6으로 상승했다.

반면 제2의 베어스턴스로 우려됐던 리먼브러더스의 자기자본 부채비율은 11월말 16.1에서 2월말 15.4로 낮아졌다. 에린 캘런 리먼브러더스 최고재무담당자(CFO)는 지난달 18일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의 목표는 이 비율을 계속해서 낮춰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 같은 발표가 있은지 보름이 지나지 않은 지난달 31일 전환우선주 발행으로 40억 달러 자본금 조달에 나서겠다고 밝혀 부채비율이 15.4에서 13.5로 더 낮아졌다.

뉴욕 크레디트사이트의 데이비드 헨들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쇼우 미 더 머니"라면서 돈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신뢰를 쌓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본금 확충"이라면서 "그것이 비록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시킨다 해도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2위인 모간스탠리도 지난해 12월 중국투자공사(CIC)에 지분 9.9%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를 넘기고 50억달러를 수혈받아 자기자본 부채비율이 11월말 17.6에서 2월말 16으로 하락했다.

피치의 에일린 파헤이는 "은행과 증권사들은 채권 기관과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레버리지를 포함한 부채를 줄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채권 기관과 신평사들의 이 같은 요구는 부채비율 뿐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낮추고 있다. ROE는 주주들의 돈을 갖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렸냐를 측정하는 지표여서 높을수록 주주들에게 유리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헤치 애널리스트는 "미국 대형 은행들의 ROE가 5%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 경색으로 이자 비용은 상승하고 레버리지를 줄였기 때문에 ROE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도 금융 당국이 앞으로 자본 확충을 더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익률 하락을 예상했다. 그로스는 "당국이 자본 쿠션을 더 확충하길 원하고 은행들도 레버리지 해소에 나선 만큼 장기적인 ROE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 비율이 아니라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1)이라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비니아르 골드만삭스 CFO는 "회사의 Tier 1을 보면 매우 편안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구체적인 Tier 1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 채권과 신용 등급도 모두 호의적인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채권과 미 국채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2.41%포인트로 리먼브러더스의 3.02%보다 낮고 신용등급도 S&P와 피치, 무디스로부터 모두 'AA'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도 골드만삭스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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