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틀을 깨는 건축설계라면 계속해야죠"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8.04.10 12:21

[프로의 세계]유걸 ㈜아이아크 대표..서울시 신청사 설계

"관념을 깨뜨리고 한계를 넘어서는 작업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시 신청사 디자인 공모전에서 당선된 유걸(68) 아이아크 대표의 말이다. 그는 이미 지난 수년간 주요 현상설계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중진 건축가임에도 이번 공모에 참여, 최종 선정되며 화제가 됐다. "학자들이 많이 알면서도 더 알려는 작업을 계속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앞으로도 계속 현상공모에 꾸준히 참여할 생각입니다."

유 대표의 서울시 신청사 설계안은 '파격'적인 아이디어로 크게 주목받았다. 가로가 세로보다 더 길고, 외벽은 유리다. 상단부는 한옥 처마의 곡선미를 형상화했다. 전체적으로는 새 건물이 현 청사를 뒤에서 껴안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서울 도심을 둘러싼 북한산과 인왕산의 수직적인 모습과 조화를 이루도록 수평적인 공간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신청사는 지하 4층, 지상 13층 규모로 2011년 3월 완공예정이다.

유 대표는 신청사 발표 후 쟁점이 됐던 현 청사에 대해서는 "배치나 완성도 측면에서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근대 건축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전면만 두고 내부는 변형시켰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밝혔다.


그는 이번 설계에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시청광장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음악회도 하고 집회도 열잖아요. 그런 열린 광장의 기운이 신청사 13층까지 따라 올라갈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었죠." 공공건물 디자인의 경우, 건축주뿐 아니라 건물 사용자의 편의성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들은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물들이다. "최근에 대전에 대덕교회가 준공했습니다. 장로 한 분이 전화를 해서 '교인들이 교회가 좋아 집에를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건물을 쓰는 사람들이 만족해하면 전 제일 흐뭇합니다."

유 대표는 신청사 공사 현장에 자주 들를 생각이라고 했다. 설계자가 감리를 못하도록 돼 있는 국내의 풍토가 잘못 돼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기술적으로나 디자인 측면에서 현장에서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는 설명.

유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1965~70년 김수근건축연구소에서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고(故) 김수근씨와 작업을 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배재대 국제교류관과 국제언어생활관을 설계해 2006년과 2007년 2연 연속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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