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당초 출석키로 예정된 오후 2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검정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이완수 변호사 등 삼성 측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한남동 특검사무실에 도착한 이 회장은 조 특검을 잠시 면담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가 오후 9시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발행 실권을 직접 지시했나", "삼성생명 차명주식이 본인의 상속재산이 맞나", "계열사 비자금 조성 지시한 적이 있나",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대해 직접 보고받았나" 등 비리 의혹과 관련된 취재진들의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 잘 모른다"란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회장은 이어 "글로벌 기업 삼성이 범죄 집단으로 몰리는 현 상황이 누구 책임이라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범죄 집단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 것을 옮긴 여러분(언론)에게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국민들께 한 마디 해 달라"는 취재진들의 요구에 "여러달 동안 소란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고 진실이든, 아니든 이런 일이 없어야 되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강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느끼나"란 물음에 "그룹 회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느끼죠"라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에 대해 5시간여 동안 특검 수사의 핵심인 경영권 불법 승계에 대해 조사를 벌인 뒤 조금 전부터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조사 중간에 특검팀 수사진들과 함께 인근 음식점에서 자장면과 만두를 시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회장이)대답을 아주 잘하고 있다, 질문 취지를 잘 알아듣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고 조사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혐의를 시인했는지 또는 부인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검팀은 이르면 이날 오후 11시께 이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