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스1호 샘표식품 경영진과 '극한대립'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4.04 16:12

마르스1호 적대적M&A성 공개매수..논란예상

샘표식품의 2대주주 우리투자증권 계열 마르스1호 펀드와 1대주주 박진선 사장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4일 마르스1호펀드가 샘표식품 주식 89만주를 공개매수해 '경영권 참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보였기 때문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마르스1호 펀드 지분율은 종전 29.07%(133만주)에서 50%(222만주)로 수직상승한다. 지금까지 사외이사 선임 등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도 번번히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뒤져 고배를 삼킨 마르스1호 펀드 입장에서는 "이번만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공개매수로 지분율 50%를 확보할 경우 샘표식품 경영권 참여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된다.

◇마르스1호 왜 공개매수 선언했나〓사모펀드 마르스1호 펀드는 지난 2006년 9월 첫번째 투자대상으로 샘표식품을 지목했다.

샘표식품은 당시 시가총액이 500억원대로 기업가치에 비해 시장에서는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감춰진 우량주였다. 국내 간장업계 부동의 1위로 주당순자산 비율도 0.5배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르스1호 펀드의 '차익실현'을 위한 투자는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당장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밀리며 사외이사나 이사선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경영진과 주주가치를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육성전략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경영진과의 불화로 '뜬구름'에 그쳤다.

특히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마르스1호 펀드는 또다시 사외이사 선임을 노렸지만 표 대결에서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사나 사외이사 선임 등을 통해 회사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한 기본 수순이었지만 좀처럼 경영의 자물쇠는 열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07년 3월 3만14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던 주가도 크게 꺾이며 지난 3월말에는 급기야 2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마르스1호펀드로서는 1년6개월이 넘는 투자기간동안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을 수 있는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에따라 마르스1호펀드는 주식 공개매수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경영진을 새롭게 압박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PEF의 적대적 M&A 시도 등 논란예상〓 공개매수가 성공해 마르스1호펀드가 원하는 지분율을 확보한다면 임시주총을 열어 경영권 참여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르스1호펀드는 특히 이날 공개매수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주가(2만2800원보다) 31%나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가격으로는 성공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마르스1호펀드는 오는 23일까지 공개매수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개매수가 성공적이라고 해도 협력업체 등으로 구성된 우호주주와 일부 경영진편 소액주주 울타리를 뚫고 경영진 교체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마르스1호펀드도 이를 의식, 이번 공개매수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한 수순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미 박진선 사장과 특수관계인, 우호지분 등의 보유주식이 50%+1주를 넘어서 적대적 인수합병이 불가능하다는 것.

공개매수 주식수를 89만305주로 한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원활하게 진행되면 총 222만주의 주식을 확보해 전체 상장주식수(444만주)의 절반 수준이 된다"며 "M&A보다는 경영권 참여를 위해 대등한 지분율을 확보한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공개매수로 마르스1호의 지분율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인 만큼 경영진과 대립도 격해질 전망이다. 관련해 PEF가 적대적 공개매수시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기류도 나타날수 있다.

또 마르스1호펀드의 이번 공개매수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구도가 급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샘표식품측이 우호지분 관리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 어떤 대응책을 내놓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일부에서는 현 경영진이 '역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회사측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마르스1호 입장에서는 워낙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투자수익 실현을 위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보유주식의 40%에 달하는 주식을 3만원에 공개매수하기 때문이다.

샘표식품은 일일 거래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마르스1호펀드가 보유주식을 장내에서 매각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블록딜 등 또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넘기는 방안을 쓸 수 있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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