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검정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 은백색의 넥타이를 메고 비교적 정정한 모습으로 특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이 회장이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취재진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는 것에도 특별히 반응하지 않았다.
곧이어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회장은 7개의 질문에 고개를 흔들거나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등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소극적으로 취재진에 의견을 밝히던 다른 소환자의 모습과 비교됐다.
특히 "글로벌 기업 삼성이 범죄집단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난처한 질문에는 이 회장은 또렷하게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것을 옮긴 여러분들에게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회장의 특검 출두에는 삼성 그룹에서는 변호사와 수행원 외에는 한명의 직원도 파견하지 않았다. 전날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특검에 출두했을 때도 이완수 변호사 외 아무도 동행하지 않았다.
평소 호암상 시상식 등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설 때는 수십명의 경호원들과 그룹 홍보팀 직원들이 현장에 나와서 장내를 정리하고 이 회장을 수행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특검 관계자는 "삼성그룹 측이 국민적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많은 수행원을 대동하는 것이 부정적으로 비칠 것이라 판단, 변호사만 대동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특검에 출두하던 현장에는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 등 취재진 수백여명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로이터 AP 등 외신도 취재진을 직접 파견해 현장을 취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취재진은 이 회장의 출두 소식이 전해진 3일부터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취재용 사다리 등을 이용해 자리를 선점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 회장인 출두하기 직전에는 취재경쟁이 고조되 취재진간에 밀고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요 방송사들은 현장에서 이 회장의 출두를 직접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각 언론에서는 특검 내외부에 취재기자와 카메라 기자를 배치하는 등 물량 공세를 보이기도 했다.
○… 이 회장의 도착 전부터 특검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보신당와 삼성SDI 해고노동자 복직위원회 회원 8~9명은 이 회장이 차에서 내리자 앞으로 밀치고 나오다 경찰에 의해 저지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특검 사무실에서 남산터널쪽으로 50여미터 떨어진 지점에서는 60~70대로 보이는 '삼성특검 반대 범국민연대' 회원 등 30여명이 모여 특검의 조기종결과 김용철 변호사 처벌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전경버스를 이용해 삼성특검 건물 주변을 둘러싸고, 3개 중대 270명의 전경을 특검 사무실 앞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만약에 있을 수 있는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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