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는 5년전부터 전봇대 뽑았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8.04.07 09:20

"시장실을 빌려 드립니다" 지방도시의 한 시장이 최근 시장실을 기업들에게 내놓았다. 기업들이 외국 바이어와의 상담이나 협약 체결 등을 할 때 시장실과 회의실, 시민홀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기업체가 요청하면 통역도 제공하고 시립예술단도 지원한다. 시설 이용에 따른 일체 부대경비는 무료다. 밤이나 주말에도 필요하면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 '기업사랑 1번지'로 자처하는 창원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지난해말 기준 전국의 시군구는 230개. 창원시는 이중 기업사랑에서 1등임을 자임한다. 2004년 창원은 기업사랑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창원는 올해 기업사랑 운동 5주년을 맞아 오는 7일부터 20일까지 대대적인 축제를 벌인다. 기업사랑 경제대토론회와 같은 학술행사도 열고 기업사랑배 기업체 족구대회도 열어 시민들을 자연스럽게 기업사랑 분위기로 유도할 방침이다.

한때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였던 도시를 기업사랑운동의 발상지로 변모시킨 주인공은 박완수 창원시장.

그는 "시민 60%이상(32만명)이 창원기계공단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는데도 반기업적 정서로 기업들 사기가 떨어져고 입주기업들의 해외이탈로 공단이 공동화되는 것을 우려해 기업사랑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업사랑운동 이후 창원시의 사업체수는 지난해 말 453개(28%)가 늘었고 고용은 7366명(9.9%)이 증가했다. 시민들의 경제 만족도는 2004년 72.7%에서 2006년말 84.5%로 높아졌다.


박 시장은 이미 5년전부터 기업들에게 장애가 되는 '전봇대'를 뽑는 것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스코특수강을 관통하는 하천의 물길을 공장 밖으로 바꾼 것. 이를 통해 용지난에 시달리던 포스코특수강은 4400평의 부지를 확보했고 이는 4000억원의 투자로 이어졌다.

시장이 앞장서 기업활동의 걸림돌을 제거하면서 기업체들 역시 투자확대와 고용증대로 화답했고 생태하천 조성과 기부활동 등을 통해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인터넷 통신사 '시티 메이어즈(City Mayors)'는 이같은 성과를 인정해 박 시장을 세계 50대 시장으로 선정했다. 기업 사랑 운동을 통해 도시의 역동성과 활력을 회복시킨 것을 평가받았다.

박 시장의 올해 관심사는 기업사랑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도록 하는 것. '운동'이 아니라 '제도화'돼야지만 기업활동이 원활하게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창원 지역의 산업간 세대교체 등 장기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박 시장은 "GM이 몰락하면서 디트로이트시도 같이 추락하고 있다"며 "한 도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기반이 튼튼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도시의 먹거리 마련을 위한 기업사랑운동을 제도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바탕 위에 창원을 쾌적한 녹색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박 시장의 포부다. 그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도 창원이 '환경수도'가 되기를 바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시장은 '경제+ 환경=일류도시 창원'이라는 공식을 꼭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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