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성난 개미들에게 어떤 당근 제시할까

유일한 기자, 안정준 기자 | 2008.04.03 17:04
주가 급락으로 중국 인민들의 민심이 흉흉하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식투자 인구가 1억5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자칫 최근 주가폭락으로 인한 손실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담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6000을 넘었으나 현재 3400선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인민들의 불만중 하나는 증시가 이렇게 붕괴됐는데 정부나 당국이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티베트 소요 사태에 이어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시위까지,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소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성난 개인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중 하나다.

◇비유통주 매각 방식 개선으로 수급 조절 전망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증시 부양책은 국영기업의 비유통주 매각 방식의 개혁이다. 지금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정해진 비유통주를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

시간의 제한만 있을 뿐 주가에 영향을 직접 미치는 매도 수량과 관련해서는 꼼꼼한 규제가 없다. 2005년 비유통주 매각방안을 세울 당시 보호예수 해제가 주가에 이렇게 많은 영향을 미칠 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신화통신은 상하이증시에서 4월중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비유통주가 156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136개 기업에서 62억7000만주가 쏟아지게되는 것이다. 지난 2~3월 두달 동안에는 3800억 위안 상당의 주식이 유통주로 전환됐다.

5월에는 2046억 위안의 비유통주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매 앞에 장사 없다'고 중국의 블루칩까지 쏟아지는 비유통주 매물에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보호예수 해제를 늦추거나 아니면 매도 수량을 제한하는 식으로 규정을 개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비유통주를 내다판 후 공시하고 있지만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사전 공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수급을 건드리면 증시는 예상외로 탄력받을 수 있다. 투자심리도 눈에 띄게 나아질 수 있다.


◇긴축정책 탄력적으로 전환할 듯
증시 급락을 이끈 긴축 정책도 강경 일변도에서 신축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경제와 금융시장 여건에 맞게 긴축의 강도가 조절될 수 있다. 지난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리를 여섯 차례나 인상했다. 물가상승을 잡는다는 강한 의지였다. 그러는 동안 미국의 경기침체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인민은행이 예상했던 것보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수출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강경일변도의 긴축 정책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이 최근 강연회에서 앞으로도 긴축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지만 '적당한 정도'의 긴축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이같은 맥락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2일 국무원이 발표한 '2008년 공작요점'에서는 '경제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새로운 과제가 포함됐다. 경제 과열과 통화 팽창 억제라는 전통적인 목표에다 경기 둔화 차단이 첨가된 것이다. 미국의 경기침체를 의식한 전략의 수정인 셈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10%, 9.8%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해 11.4%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굳이 증시 부양이 아니더라도 중국 당국은 이전처럼 마음놓고 금리인상이나 지준율 상향 조정 같은 정책을 취하기 어려운 처지다. 결국 시장 상황이나 수출 동향 등을 점검해가면서 물가를 통제하는 유연한 대응에 무게가 실린다.

'디테일'한 부양책으로 꼽히는 기관투자가에 대한 거래세 인하는 정책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8월 거래세를 인상했다. 거래세 인하의 효과는 그렇게 크지도 않다. 주식형펀드의 설립 승인은 이전보다 빨라지고 간결해질 수 있다.

한 중국 증시 전문가는 그러나 "중국 당국은 과거 주가가 폭락해 원성이 자자했을 때에도 이렇다할 부양책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의미있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비교적 자신있게 말했다.

주 연구위원은 "대규모 비유통주 전환 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 때문에 증시가 급락했다.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며 "버블이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지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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