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주도주약화vs순환매 순항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4.03 16:53

미증시 주말 상승과 중국 증시 바닥 다지기가 필수

코스피지수가 1760대로 올라섰다. 경기선이라고 하는 120일 이동평균선까지 이제 40p 정도만 남았다. 이날과 같은 상승 기세라면 1800선 목표치까지 가는 데 이틀이면 충분하다.

미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으나 아시아증시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닛케이와 토픽수 지수는 1% 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사흘째 연저점을 경신하던 중국 증시도 3%선 상승세로 돌아섰다.
엔/달러환율이 103엔선으로 추가상승하면서 다시 엔캐리 트레이딩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유로화가 1.56달러로 밀리고 달러인덱스가 72.4선으로 상승하는 등 뉴욕장에서와 달리 아시아 시장에서 미달러가 강세를 재개했다.

전날 급등했던 은행주는 이날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쪽은 철강금속과 운수장비 업종이었다.
시총 2위 포스코가 6.17% 급등하며 50만원선을 회복했다. 동부제강 8.64%, 동국제강 5.2%, 고려아연이 5.08% 오르면서 철강금속 업종지수가 5.17% 급등했다.

조선주들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각각 4.17%와 6.68% 급등했다.

전날 11.07% 폭등했던 국민은행은 300원(0.47%) 오르는 데 그쳤다. 8.38% 급등했던 우리금융과 6.03% 올랐던 신한지주는 모두 100원 오르면서 상승기조를 유지하는 정도였다.
지난 나흘간 상승폭을 확대하던 삼성전자는 1000원(0.15%) 상승했다.
현대차는 0.62%(500원) 하락했다. 시총 톱10 종목에서 유일하게 떨어졌다.

IT전기전자, 은행에서 철강, 운수장비로 주도주가 바뀐 것에 대한 시각은 갈린다.
지수와 특정 업종이 급등하면서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끼자 그동안 바닥 다지기에 나섰던 다른 업종으로 매기가 이전되면서 주가 상승의 연속성이 강화됐다는 긍정론이 지배적이다.
순환매가 일어나면서 골고루 오르는 것이 탄탄한 매수심리를 보여주는 것이며, 키 높이가 맞춰지면 원래 주도주였던 전기전자, 금융, 자동차에서 또 한번 시세가 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강하다.

반면 모든 업종와 종목이 상승하는 것은 매수세 분산을 뜻하는 것으로써 주가 추가상승에 부정적이라는 관점도 있다.

현재 장세가 지난해 7월 서브프라임 사태 발발 이전으로 되돌아갈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주도주 순환이 주도주 상실을 뜻할 수 있다는 우려다.
경기 펀더멘털이 무차별적인 종목 선택을 용인하지 않는 상태에서 실적 호전 예상도 최근 주가 급등에 기반영된 상태기 때문에 순환매가 낙폭 과다 종목을 한번 들어 올린 것에 불과할 뿐 지속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시각차는 또 한번 미증시에서 해답을 얻고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ISM 비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 발표를 본 뒤 미증시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1800p 위냐 아래냐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2분기 첫날이자 4월 첫날에 급등했던 미증시가 주간으로 상승폭을 확대한다면 단기적인 전망이 밝아질 것인 반면 중국 증시처럼 수시로 양봉이 생겨도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면 중장기적인 증시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일 50% 하락한 중국 증시가 터닝할 것이라며 매수를 촉구하고 있지만 50% 하락이 바닥이 됐다는 일본과 미국의 예가 과거 상황일 뿐 오래 전의 기술적 분석 경험을 중국 증시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최창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 핫이슈 : 비유통주 개혁'의 이슈분석 리포트에서 중국 증시 반전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연구원은 향후 유통화될 비유통주 물량을 3월18일 종가기준으로 2008년 2조5301억위안, 2009년 5조8897억위안, 2010년 7조3689억위안으로 각각 추정됐다. 이 규모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를 합친 시가총액의 10.7%, 24.9%, 31.2% 수준으로 엄청난 매물 부담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30위에 포함된 중국기업의 유통주 비중은 유통주 비중이 100%인 건설은행을 제외하면 평균 26.75%에 불과한데, 유통주중 본토인 상하이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4.55%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유통화될 비유통 물량이 향후 증시를 짓누를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설사 중국 경제의 성장세나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진다고 해도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증시 하락이 다른 나라 증시에 무관한 요인으로 탈바꿈했지만 50% 하락이 끝이 아니라면 회생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변수가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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