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악재' 정몽준 일거양득 멀어지나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오상헌 기자 | 2008.04.03 17:18

성희롱 논란·뉴타운 시비에 발목?

5선 의원으로 6선 도전도 어렵지 않아 보였던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성희롱 논란과 뉴타운 시비 등 악재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고 정주영 회장 사후 구심점이 없어 보였던 범현대가의 대표 인물로 떠오르던 중이어서 정계와 재계 양 분야에서의 위상 굳히기가 제대로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원은 정주영 회장(왼쪽 사진)의 여섯째 아들(6남)로 정치적인 위상과 달리 현대가 내의 위상에서는 형들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2남)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5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렸었다.

맡고 있던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현대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 했던 영향도 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중국 효과(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혜), 실적 호조 등의 영향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시가총액 등 외형 지표 상으로는 범 현대가의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가총액에서 현대중공업이 29조4000억여원인데 비해 현대차는 17조7200억여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0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재계 순위에서도 지난해 9위에서 금호아시아나·한진그룹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우선권을 갖고 있는 현대오일뱅크 인수전에서도 우위에 있고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도 유력후보로 꼽히는 만큼 순위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형제와 친족들에 대한 후원과 협력 관계에서도 그는 앞서가고 있다. 1일 실적을 내놓은 현대기업금융(매출채권 금융업 등)은 정주영 회장의 막내아들(8남)인 정몽일씨의 회사다. 하지만 몽일씨의 지분은 4.6%에 그친다. 대주주는 현대중공업으로 6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현대중공업 계열의 회사라 해도 무방하다.

현대그룹과의 갈등(현대상선 경영권 다툼)에서 현대중공업이 KCC그룹과 행보를 같이 한 것도 정 의원과 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의 돈독한 관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그룹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숙부인 고 정세영 회장쪽과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것도 정 의원의 역할 부각과 무관치 않다.


정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조카들의 도움도 받아냈다. 정 의원 넷째형의 아들인 정대선씨와 부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사진 가운데)는 유세 기간 내내 얼굴을 비추며 숙부의 당선을 위해 뛰고 있다. 대선씨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BNG스틸 지분을 갖고 있고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카며느리 노현정씨의 유명세는 상대 후보인 앵커출신 정동영 전 의원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의원은 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의 이미지를 현대중공업 그룹 기업광고에 차용하고 기념관 건설도 착착 진행 중이다. 그룹측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범 현대그룹의 중심축이라는 자긍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 같은 분위기는 총선 뿐만 아니라 현대오일뱅크, 현대건설 등 구 현대 계열사였던 기업들에 대한 인수 의욕으로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범현대가 등 재계내 위상 강화와 대조적으로 선거판에서 정 의원은 현재 여기자 성희롱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상태다. 해명 과정에서 거짓 해명 논란도 불거졌다. 또 지역구에 뉴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아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이 같은 공방을 무사 통과할 수 있다면 그의 목표대로 한나라당내 위상 확보와 범현대가의 대표인물 부각이라는 일거양득의 목표를 이룰 수 있지만 요동치는 표심과 M&A 대전 속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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