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금통위원, "겉 한은, 속 MB 승리"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4.03 16:12

김대식 내정자 "금리 인하" 주장..최·강 내정자 'MB맨'

‘표면상으로는 한은 승리, 내실은 MB승리’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금융통화위원으로 김대식 중앙대 교수와 강명헌 단국대 교수, 최도성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한국은행 총재 추천으로 김대식 교수가 내정됐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 추천 인사는 아무래도 친정부적인 성향이 예상되기 때문에 한은 총재 추천 인사의 성향여부에 따라 금통위의 세력구도를 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총재 추천 인사인 김대식 교수가 한은 출신이라는 점에서 금통위는 한은과 비 한은 출신이 4대 3으로 형성됐지만 김 교수가 최근까지 금리인하를 주장한 바 있어 실제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의 승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총재 추천인사의 성향은?=가장 관심을 끄는 김대식 내정자는 지난 1979년부터 82년까지 3년간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93년에는 한은 고문교수까지 역임했다. 이력으로 보면 한은 출신에 고문교수까지 지내 ‘친 한은’ 인사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김 내정자를 한은 인사로 선을 긋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좋으신 분으로 알고있다”면서도 “한은 근무경력만으로 한은 사람으로 분류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내정자는 최근까지 정부의 금리인하론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1월 언론 기고문을 통해 “금리정책은 국내외 금리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돼야 할 것”이라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리면 양국간 금리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확대된 금리차를 노려서 외국의 달러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입돼 원화절상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대목은 지난달 “한미 정책금리차가 2.7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뭐든 과유불급”이라며 금리인하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던 강만수 장관의 주장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최도성, 강명헌 내정자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이력이 있다. 특히 최 내정자는 이 후보의 경제분야 국정 운영 골격을 세우는 핵심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강명헌 내정자는 MB캠프에서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한제 등에 대한 공약을 만들었다.

◇ 5월 금통위 금리 내릴까=새로 내정된 3명의 금통위원들의 성향이 이명박 정부의 성향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는 다음달 금통위에서 과연 금리인하 결정이 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10일 개최되는 4월 금통위에서는 이성남 전 위원을 제외한 기존의 금통위원들이 금리결정을 하게 된다. 현재 금통위 구성별로는 한은측 인사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이성태 총재와 이승일 부총재, 심훈 위원이 한은 출신으로 분류되고 있고 이덕훈 위원도 한은 총재가 추천했기 때문에 일단 현재 금통위 구성은 한은쪽으로 다소 기울어져 있는 형국이다. 4월 금통위에서 최소한 금리인하와 동결 의견이 반반으로 나올 경우 3월 결정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소한 이달 금통위는 한은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신임 금통위원들이 공식 참석하게 되는 5월 금통위의 향방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신임 위원들의 성향으로만 판단한다면 5월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형성될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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