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램 업계 봄날은 언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4.03 16:00

가격인상 움직임에도 6월경 회복 우세..PC수요 감소 우려는 변수

최근 들어 D램 업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치킨게임'이라고 평가될 만큼 과격한 출혈경쟁을 벌였던 업계가 한발씩 물러서는 양상이다. "후발업체가 먼저 생산을 줄이라"던 하이닉스반도체가 투자 축소를 검토 중이다. 업계 3위 엘피다는 "누구도 이 가격에서 수익을 낼수 없다"며 함께 가격을 인상하자고 호소했다. D램 업체들의 주가는 최근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D램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는 신호일까.

◆D램가 반등 아직 일러..지금 인상이 得만은 아니다=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3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수지 적자 관련 수출업계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수요가 강한 제품은 자연스럽게 가격이 오르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4월 D램 가격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주우식 부사장(IR팀장)의 지난 1일 발언에 대해서도 "가격에 대해서는 결정된게 없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먼저 나서서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뜻이 없음의 우회적 표현이다.

누적되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D램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업계에 형성되고 있지만 지금 D램 가격 상승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유보적인 목소리들도 나온다.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는 후발업체들에게 회생의 기회를 줄 수 있고 가격상승에 앞서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늘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엘피다 등이 D램 가격을 올린다고 하면 또다시 가수요가 생길 수 있고 이는 한두달 뒤에 다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대비해 재고를 늘리고 이 재고가 향후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봄날은 언제?..6월경 예상되지만 변수 남아= 지난해부터 지속된 D램 업계 불황을 몰고온 원인은 막대한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때문이었다.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7.1% 줄어든 272억 89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 증가율이 하락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설비투자 감소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를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또 새로운 IT 제품들이 주로 하반기에 출시되기 때문에 D램 수요는 통상 하반기에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다 유통업체들의 재고도 쌓여 있어 가격 반등은 6월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수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은 가격 회복의 변수다. 업계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PC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노트북 업체들이 LG화학 배터리 공장의 화재로 생산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D램 수요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은 현재 확실히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PC 수요가 살아나지 못할 경우 상당기간 횡보할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인한 소비위축과 기업용 PC 교체수요 부진 등이 세계 PC 시장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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