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이젠 현지 운용사가 접수한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4.03 16:21

현지 운용사 운용 전략 내세운 해외 펀드 등장

현지 운용사가 직접 운용하는 해외 펀드가 속속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들은 현지 상황을 잘 이해하는 운용사를 통해 안정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2일 중동ㆍ북아프리카(MENA: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에 투자하는 '프랭클린 MENA 주식형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두바이 소재 알지브라 캐피털이 직접 운용한다는 것. 중동 펀드 가운데 현지 운용사가 운용하는 건 국내 최초다.

풍부한 원자재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 투자 섹터의 다변화로 뛰어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이들 지역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국내 시장에는 생소한 게 사실이다. 프랭클린은 보다 안정적인 펀드 운용을 위해 알지브라 지분 25%를 보유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재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중인 알지브라 캐피탈은 매년 300여개 이상의 기업을 직접 탐방, 종목 분석을 바탕으로 한 운용 노하우를 자랑한다.

'프랭클린 MENA 주식형펀드'의 모델인 알지브라의 '알파 MENA 펀드'는 지난 해 10월 7일 출시된 이후 지난 달 27일까지 25.07%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해 MSCI 아라비아지수 상승률 4% 이상 웃돌았다.

프랭클린은 현지 운용사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전략적 제휴 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미 차이나라이프그룹과의 합작사를 통해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형펀드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엔 베트남 최대 은행인 베트콩뱅크의 자회사인 베트콤 펀드 매니지먼트의 지분 49%를 인수해 상품 개발을 준비중이다.

이와 반대로 유럽 자산운용사가 한국 운용사에 운용을 맡긴 경우도 있다.


유럽의 BNP파리바 자산운용사는 한국주식 투자펀드 '파베스트 코리아(Parvest Korea)'의 운용을 자회사인 신한 BNP파리바에 위탁했다. 신한BNP파리바가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설계한 파베스트 코리아는 신한BNP파리바의 인기 펀드 '봉쥬르 코리아'를 모델로 삼았다.

BNP파리바가 자회사인 신한BNP파리바에 운용을 맡긴 것은 한국 주식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운용하는 데 적임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과 투자 환경을 꿰고 있는 현지 운용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 및 수익률 제고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BNP파리바는 엄브렐러 펀드인 '파베스트 펀드' 시리즈 중 하나인 '파베스트 재팬 스몰 캡' 펀드(설정액 1200억원)도 일본 스미토모 미쓰이 자산운용에 운용을 위탁했다.

이들 펀드들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린다는 이점이 있지만 일부에선 수수료 유출을 지적하기도 한다. 수수료 수익을 현지 운용사와 나누면서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게 불가피한 실정이다.

홍콩과 싱가포르, 영국에 법인을 설립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펀드의 경우 홍콩 법인에서 운용 수수료를 챙기고 있지만 자회사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미래에셋자산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 지역이 다양해지면서 현지 운용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는 운용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지 사정에 밝은 운용사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선 수수료 수익이 절감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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