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는 1차 정제과정을 거치면 휘발유와 경유, 등유, 나프타, 벙커C유 등의 제품으로 생산된다. 이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벙커C유와 같은 제품(중질유)이 절반이상 나온다. 이를 다시 정제과정을 거쳐 고부가가치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유로 만들어내는 시설이 고도화설비다.
흔히 '지상유전(地上油田)'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유사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설비로 알려져 있다. 중질유를 분해시켜 경질유로 만드는 공정이기 때문에 '중질유분해시설'이라고도 부른다. 아울러 'RHDS'는 고도화설비에 원료가 주입되는 전 단계 공정으로, 중질유에 함유돼있는 황 성분을 빼내는 친환경 설비다.
SK에너지는 이미 1기 고도화설비인 HOU(Heavy Oil Upgrading, 하루 생산량 4만5000배럴)와 2기 설비 FCC(Fluidized Catalytic Cracking, 하루 생산량 5만6000 배럴)를 확보하고 있다.
3기 고도화설비(New FCC, 하루 생산량 6만 배럴)가 오는 6월말부터 본격 가동되면 하루 총 생산량이 16만2000 배럴로 늘어난다. 이럴 경우 현재 9%대에 머물고 있는 고도화 비율이 14.4%까지 올라가 국내 정유사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SK에너지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도입량을 늘려 새로 건설된 고도화설비에 투입될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바 있다.
권숙형 New FCC 프로젝트 담당임원은 "고도화설비에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지만 기존의 단순 원유정제 방식만으로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확대 투자가 풀가피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국내 정유사들이 고도화설비를 늘리고 있는 것은 원가 부담을 줄여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시장상황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추가로 고도화설비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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