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경기침체 가능성 첫언급(종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4.03 00:27

"투자은행 추가파산 없다… 美경제 아직 성장중"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증언에서 답변도중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can not be ruled out)"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지금도 조금씩(slightly) 성장하고 있으며, 아직 경기침체를 선언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는 말에 방점이 실리긴 했지만, 'recession'이라는 단어를 연준 의장이 입에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담을 줬다.

버냉키 의장은 △주택건설 부진 지속 △실업률 증가 △소비 지출 부진 등이 미국경제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 이번 위기를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내비쳤고, 베어스턴스 이후 주요 투자은행들이 파산할 위험은 없다고 밝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 美 경제 살짝 위축 가능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국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증언에서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상반기 살짝(slightly) 위축될 수 있다"고 이 같이 말했다.

버냉키는 "미국 경기 침체는 가능하다"면서도 "미국 경제는 지금도 살짝(slightly) 성장하고 있으며, 아직 경기침체를 선언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베어스턴스에 긴급 자금을 지원한 것은 베어스턴스가 직접 향후 몇일내 파산보호신청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달 16일 베어스턴스에 대해 290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했고, JP모간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는 것을 도왔다. 이와 함께 월가 투자은행들에게 직접 대출도 시작했다.

버냉키 의장은 "베어스턴스에 대한 대출은 시장 실패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베어스턴스의 파산은 시장 기능 및 경제 전반에 심각한 결과를 야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亞증시 개장전 베어스턴스 신속 조치 결정
그는 "금융 시스템은 극도로 복잡하고 서로 연결돼 있다"면서 "베어스턴스는 이러한 다양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상황이 취약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베어스턴스의 실패는 이러한 금융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켜 신뢰를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례적으로 일요일(3월 16일) 베어스턴스 지원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아시아 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베어스턴스의 자산은 전적으로 투자등급이었으며, 기본적으로 베어스턴스 문제는 신뢰의 상실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요 투자은행 실패 없다
버냉키는 이어 "주요 투자은행들이 헤지펀드 실패 때문에 부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위기가 심화될 경우 추가 조치에 망설이지 않겠다"며 "연준은 현재 모든 대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 정책이 여전히 가능하다. 연준은 추가적 조치들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히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연준은 1930년대 대공황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연준이 1930년대와는 달리 금융 문제들을 잘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최근 금융규제개편안의 연준 역할 확대와 관련, "연준이 더 많은 권한이 필요하다"고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버냉키는 "위기 발생후 지속적으로 금융기관들을 감독하고 있다"면서 "최근 투자은행들에게 직접 대출을 시작한 이후 투자은행 감독 전담반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 주택 위기는 의회가 나서 해결해야
또 버냉키 의장은 의회에 "주택 문제 해결은 연준이 아니라 의회에 달려 있다"면서 "의회가 주택 시장 회복을 돕기 위한 해결책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는 정부가 주택압류 사태를 막기 위해 모기지 보증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며 관련 입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이를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며 모기지 대출자 직접 지원 방안도 곧 시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버냉키는 지난달 18일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처음으로 이번 의회 증언을 통해 공식석상에서 발언했다. 버냉키 의장은 3일에도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있다.

그는 "연준은 미국 경제가 2009년에는 신용시장 붕괴를 극복하고 다시 장기 성장 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버냉키는 "미국 경제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1분기 연율 기준 0.2%, 2분기 0.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이미 충분한 경제 및 금융 조정이 이미 발생했고, 통화 재정정책도 하반기 다시 성장세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냉키는 물가 상승세와 관련해서는 "인플레이션은 고유가, 약달러 등의 영향으로 모든 우려의 근원이 되고 있다"면서 "연준은 물가 상승세가 향후 몇개월간 완만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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