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지주사 피하려 역마진 선택?

더벨 박홍경 기자 | 2008.04.10 07:45

07년말 총자산대비 지분법적용주식 50% 상회

이 기사는 04월08일(15: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올해 금융권 차입을 끌어들여 총자산중 자회사 주식비중을 억지로 끌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은 특히 비싼 이자를 주고 조달한 자금을 금리가 낮은 국공채 등에 운용해 "지주사를 피하기 위해 역마진도 불사한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10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의 총자산중 자회사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현재 5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1조5332억원중 미래에셋증권(지분율 37.36%)과 미래에셋생명보험(59.67%) 지분평가액이 8357억1300만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은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출자제한 규정 등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미뤄왔지만 이미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는 금융지주의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다.

금융회사의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서는 경우 금융감독위원회의 인가를 거쳐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총자산대비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2005년 44.2%, 2006년 47.8%, 2007년 47.1%로 50%에 근접해왔다.


3월 결산법인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지주사전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업보고서 제출시점인 6월 중순께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올해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자산규모를 더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3월 말 기준으로는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이 다시 50% 미만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총자산 대비 지분법적용주식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분자를 줄이거나 분모인 총자산을 늘려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올 1~3월에 자회사의 지분 변동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총자산 확대를 통해 비율을 맞춘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 확대는 유상증자나 상환우선주 발행, 이익유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올들어 자기자자본 확대를 위한 별도의 조치가 없었고 본업인 신기술사업금융 부문에서의 이익이 2005년 이후 미미한 상황이기때문에 부채를 늘려 총자산을 확대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을 떨어뜨리기 위해 올해 초에 기업어음 발행을 통해 차입을 늘렸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지연을 위한 외부 조달은 미래에셋증권의 이익이 급하게 늘어나는 만큼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06회계연도에 1157억원의 순익을 올렸는데 지난해에는 이미 3분기(3~12월)까지 241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한 전환우선주(CB)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미래에셋캐피탈 보유지분이 희석되면서 증권의 순익 증가 효과를 소폭 상쇄했을 가능성도 있다.


올들어 미래에셋캐피탈이 회사채나 상환우선주를 발행하지 않았기때문에 은행권의 대출이나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을 활용해 지주사 전환 요건을 피해갔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될 경우 일부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전환 시점과 방식에 대해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채나 상환우선주의 추가 발행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외부 차입금 통안채로 운용
자산규모를 늘리기 위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들은 주로 통화안정채권 등 단기자산으로 운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차입금은 콜머니(4400억원), 기업어음(160억원), 은행권 대출(400억원) 등 4960억원이며 사채 발행잔액은 4000억원이다.

이 시점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의 고유계정의 94.72%에 해당하는 5478억2800만원이 유가증권으로 운용됐다. 이가운데 4102억2600만원이 국공채에 투자됐다.

비싸게 빌린 돈을 낮은 수익으로 굴린 셈인데 지난 연말 금융채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는 과정에서 역마진 규모가 확대됐을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현금은 2005년에 301억2700만원 감소한데 이어 2006년에는 4억9000만원, 2007년에는 3분기까지 3500만원이 줄어들었다.

2006년부터는 투자활동에서의 현금유출이 차입, 사채발행으로 조달된 현금유입액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2005년 102.0%에서 2006년에는 115.2%, 2007년 3월에는 192.1%로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05년 47.2%, 2006년 48.5%, 2007년 3월에는 62.3%로 올라갔다.

그러나 자회사 지분가치와 본사사옥 등을 고려할때 당장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자회사의 신인도와 안정적인 이익창출력, 보유자산의 추가담보여력을 감안할때 자산과 부채의 미스매치 규모는 미미해 유동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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