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기업 감사, 반발 잇따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8.04.02 16:52

수의계약 한전 "19차례나 유찰"..채용비리 예탁원 "지방·성비 균형 맞추려"

감사원이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공기업 감사에 대해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2일 감사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한전KDN, 증권선물예탁결제원 등은 감사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공기업 11개사에 대한 본감사 중간결과 발표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차례나 유찰돼 어쩔수 없었는데…=감사원은 한국전력이 지난 2005년 2월 수의계약을 통해 출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주식회사에 비업무용 토지를 시세의 1/3수준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한전산업개발이 이 토지를 민간건설업체에 시세인 984억원에 팔아 608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전은 토지 매각을 위해 19차례나 입찰을 실시했지만 지하송전시설 때문에 유찰됐고 이에 따라 어쩔수 없이 출자회사에 매각했다고 항변했다.

또 이 땅의 매각시점이 2005년 2월로 지난 2007년 2월 취임한 이원걸 한전 사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도 마치 현 경영진이 비위를 저지른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한전KPS, 한국남동발전, 한국KDN 등 11개 관계사를 거느린 큰 조직으로 한전만 장악하면 12개 회사 모두를 영향력 안에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감사결과 발표에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한전은 지난해 상장한 한전KPS에 이어 다른 자회사도 기업공개(IPO)를 요청받고 있어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와도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감사원은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한전KDN에 대해서도 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전KDN의 한 감사는 지난 1월 국회의원 출마 기자회견 등을 목적으로 주중에 총 14회에 걸쳐 출마 예정지인 광주를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업무차량을 사적용도로 사용하고 유류비 1000여만원을 회사 경비로 집행했다.

이에 대해 한전KDN 감사측은 "한전KDN이 상법상 기타공공기관으로 선거 출마시 공직사퇴 조항이 없고 광주 방문도 휴가를 받아 이뤄졌기 때문에 직무유기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 권고사항 맞추었는데=증권예탁결제원 역시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인사가 퇴진을 요구받고 있는 현 상황과 맞물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 3월26일 직원선발 비리 등을 이유로 조성익 사장 등 6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한 상태다. 감사원은 지난달 31일에는 예탁원 임원들이 2005~2007년 사이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성 경비를 집행하거나 상품권 구매, 보석 구입 등으로 총 8억4800만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예탁원측은 "보석 구입은 지난 2005년 회사가 마련한 '퇴직자 기념품 지급규정'에 따라 퇴직자 기념품인 '행운의 황금열쇠'를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사채용과 관련해서는 지역 성비 비율을 맞추기 위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번 공공기업 감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성용락 감사원 제1차장은 "이번 공기업 감사는 정권 초가 아니면 공기업의 부정 부패를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시작한 것으로 31개 공공기업 전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표적감사 지적은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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