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의 종말' 어느 상폐종목의 패망일지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4.01 13:49

UC아이콜스, 엄청난 유증·BW,무리한 M&A,주가조작으로 얼룩

"엄청난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무리한 기업인수, 주가급등, 조회공시, 재무구조 악화, 주가급락, 최대주주 변경,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표이사 구속. 그리고 마지막 상장폐지."

1일 상장폐지가 결정된 UC아이콜스가 주가 폭등 이전인 2006년 9월부터 지난 1년 7개월여동안 보여준 행보다. 2003년 2월 코스닥에 처음 이름을 올렸던 이 회사는 그렇게 온갖 오명을 떠안은 채 제 운명을 다하고 있다. 정리매매를 제외하고는 다시는 투자자들의 손에 닿는 일은 없게 됐다.

한때 연이은 상한가로 즐거웠던 투자자가 있는 반면 점점 하한가로 폭락하는 주가 앞에 자살을 떠올렸던 투자자들도 있다.

UC아이콜스는 그 어떤 상장폐지 종목보다 작전주의 이력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 1년7개월간 UC아이콜스가 어떤 행보를 걸어오며 명멸해갔는지 공시를 중심으로 추적해본다.

◇태동기

2006년 9월7일
모바일컨텐츠업체 구름커뮤케이션 이승훈 대표이사가 당시 아이콜스 주식 400만주를 166억원에 사들인다. 이 대표가 아이콜스의 최대주주로 세상에 등장하는 순간이다. 이전까지 정보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관련사업을 했던 아이콜스도 앞으로 자신의 운명을 모른채 조용한 변화를 맞고 있었다.

주당 인수가격은 4162원. 당시 주가가 2800원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50% 정도 프리미엄이 더해진 셈이다.

아이콜스는 이 때만해도 2005년 매출액 346억원 영업이익 1억7000만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한 기대주였다.

2006년 10월27일
박권, 이승훈 대표이사가 각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다. 회사를 인수한 뒤 이들이 맨 처음 한 일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와 사외이사 등 경영진을 교체한 것이다.

2006년 11월2일
이승훈 대표 등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19억8000만원 규모의 소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88만8000주의 이 유증은 이후 엄청난 규모의 유증을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준비기

2006년 11월9일
이승훈 대표와 박권 대표가 구름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주식 300만주를 추가로 인수한다. 회사의 최대주주가 박권과 이승훈 개인 회사로 탈바꿈한다. 이로써 박권 대표는 300만주, 이승훈 대표이사는 100만주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2006년 11월14일
상반기에 매출액 193억원, 당기순이익 1억3100만원을 올렸던 흑자기업은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6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고 밝힌다.

2006년 11월17일
M&A 기업이 대부분 그러하듯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발행된다. 75억원(800만달러) 규모로 행사가액은 2988원. 당시 주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2006년 12월4일
버뮤다 소재의 그 이름도 유명한, 디케이알(DKR) 사운드쇼어 오아시스 홀딩펀드가 BW 전량을 인수한다. 251만주, 지분율 17.20%를 확보한다.

2006년 12월12일
BW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경영진은 또다시 운영자금 마련을 명분삼아 19억900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추가 발행한다. 회사측은 이 자금을 게임사업 관련 연구개발과 공공기관 SI영업 비용으로 쓰겠다고 뒤늦게 밝힌다.

2006년 12월13일
코스닥시장본부는 아이콜스 주가가 11월3일 2600원이었던 주가가 12월13일 2배이상 오르자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다.

회사측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조회공시 답변을 내놓는다. 그러나 당시 주가상승은 엄청난 시세변동의 서막에 불과했다.

2006년 12월18일
박권 대표가 주식 22만주(지분율 1.84%)를 장내매수해 보유주식이 322만주로 늘었다고 공시한다. 최대주주의 이같은 지분 변화는 이후 엄청난 시세급등을 예고한다.

2006년 12월22일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신지소프트를 전격 인수한다. 107만주를 180억원에 사들인다. 신지소프트 인수는 이후 거침없는 기업사냥의 작은 시작이었다.

◇도약기

2007년 1월4일
3D입체 게임업체인 엔에프엑스미디어와 1년간 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한다.

2007년 1월9일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수달앤컴퍼니를 계열사에 추가한다. 아이콜스는 이 게임업체 대표이사 이름을 잘못 기재해 정정신고를 내는 헤프닝을 빚는다.

2007년1월15일
연일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박권 대표의 주식 장내매수도 끊이지 않는다. 24만주를 추가해 총 보유주식은 347만주(28.64%)로 늘어난다.

2007년 1월16일
불과 한달전 발행됐던 전환사채의 천환청구가 이뤄진다. 전환가액은 4430원, 발행주식은 44만주로 DKR측은 불과 한달만에 50%가 넘는 수익을 올린다.

2007년 1월22일
우림건설의 계열사인 우림글로벌과 업무교류를 통해 카자흐스탄 유전 및 자원개발 사업 등에 진출할 것임을 우회적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주가는 급등 랠리를 견디지 못하고 짧은 조정을 맞는다.

2007년 1월29일
연이은 BW와 CB 발행에도 불구, 경영진은 또다시 사모사채 방식으로 50억원을 차입한다. 이로써 박권 이승훈 대표 취임이후 145억원이 외부에서 수혈된다.

2007년 1월31일
주춤하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태국의 한 대학과 IT사업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한다.

2007년2월9일
거침없는 기업 사냥이 계속된다. 3D입체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업체인 나노박스를 129억원에 인수한다.

◇절정기

2007년 2월26일
이전까지 7260원까지 밀렸던 주가가 8340원으로 오른 뒤 이날부터 연이어 폭등하기 시작한다.

2007년 2월28일
사모사채 방식의 단기차입금 50억원을 상환한다.

2007년 3월2일
2006년 영업실적으로 매출액 361억원, 영업이익 2억8500만원을 올렸다고 공시한다. 전년에 비해 좋아진 실적이다.

무역업과 통신판매업, 전자상거래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다.

2007년 3월15일
또다시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주가급등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당한다. 회사측은 미디어 방송산업 신규진출을 위해 관련기업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답변한다. 당시 테마주로 명성을 날린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다.

2007년 3월29일
정기주총을 열고 회사명을 UC아이콜스로 바꾼다. 요리나라 원장 출신의 박지형씨를 포함한 박혜형, 박신권, 김혁준씨 등 4명을 이사와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2007년 3월30일
2만3200원까지 오른뒤 조정받은 주가가 다시 또다시 조정을 끝내고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최초 인수가 대비 4배이상 주가가 뛰었다.


2007년 4월2일
큐론의 최대주주와 경영권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한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방송PP사업 및 영상콘텐츠 제작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공시한다. 주가가 급등으로 화답한다.

2007년4월3일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제작 공급하는 유씨미디어를 42억원에 인수한다.

2007년4월9일
VOD와 IP-TV 관련업체인 큐론을 40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한다.

2007년 4월12일
무한게임과 온라인 게임 짱게임을 독점제공 계약을 맺는다. 중앙대와 게임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동 협약을 체결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게임산업 전반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이같은 협약은 회사 매출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것으로 회사의 장기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이었다.

2007년4월16일
주가가 역대 최고가 2만8800원을 찍는다.

◇1차 쇠락기

2007년 4월17일
점 하한가를 보인뒤 이틀 연속 하한가가 계속된다. 급등 랠리의 끝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2007년 4월18일
이승훈 대표가 4만9000주, 박권대표가 9만8000주를 주당 2만5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한다. 이틀 연속 하한가를 보인데 따른 시장의 우려를 경영진의 주식 장내매수로 불식시키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대표이사가 주식을 사는데 무슨 걱정이 있냐는 식의 해석을 암시하려는 제스처다.

2007년 4월23일
호재성 재료인 동아TV를 계열사로 추가한다고 공시한다. 그러나 주가는 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2007년 4월26일
신주인수권부사채 400만달러어치(125만주)가 행사가액 2988원으로 행사된다.

◇2차 쇠락기

2007년 5월7일
마지막 불꽃놀이를 위해 202억원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제3자 배정방식으로 팍스브릿지 등 5곳의 기관과 박권 대표 등 6명의 개인이 참여한다. 박권 대표는 보란듯이 보호예수 1년을 걸어놓는다.

2007년5월15일
유증이 여의치 않자 청약일과 주금 납입일을 연기한다. 마지막 불꽃놀이의 한계를 보여준다.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16억원의 분기보고서를 내놓는다.
방만한 경영으로 회사가 흔들리고 있음이 여실히 나타난다.

2007년 5월30일
당초 유증 금액 202억원보다 낮은 198억원의 유증을 결정한다고 공시한다.

2007년 6월4일
대규모 유증에 이어 또다시 111억원의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을 결정한다. 연이은 유증과 BW 발행에 따른 부담으로 주가는 서서히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다. 자금압박설이 돈다.

2007년 6월5일
이승훈 대표이사가 전격 사임한다.

◇소멸기

2007년 6월15일
서서히 빠지던 주가가 급기야 하한가로 치닫는다. 이후부터 12일 연속 하한가로 추락한다.

2007년 6월19일
불과 두달만에 큐론을 다시 매각한다. 40억원에 사들인 회사를 75억원에 판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이라고 밝힌다.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주가 급락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다. 회사측은 이유없다고 답한다.

2007년 6월25일
박권 대표가 전격 사임하고 이동휘씨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전임 박권 이승훈 대표의 131억원 횡령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한다. 횡령금액이 202억원으로 신지소프트 등의 출자 과정에서 횡령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한다.

2007년 7월4일
13거래일 연속 하한가가 풀린다.

2007년 7월5일
이승훈 전 대표이사가 횡령혐의로 회사측으로부터 고소당한다.

2007년 7월13일
또다시 19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2007년 7월18일
이동휘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박권 전 대표이사가 재선임된다.

2007년 7월24일
19억원 유상증자가 전량 미청약으로 불발로 끝난다. 회사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팽배해진다.

2007년 7월30일
다시 재기를 노리며 1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2007년 8월14일
DKR이 회사 BW를 지난 3월22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한다. 매각시점은 주가가 1차 정점에 달했던 때다. 자본잠식률 50%이상, 반기보고서 감사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1차로 8월17일까지 매매거래 정지를 당한다.

2007년 9월20일
이승훈 대표이사가 배임,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속된다.


이후 유씨아이콜스는 수차례 더 유상증자를 시도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번번히 실패한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각종 소송에 얼룩지며 소멸해갔다. 이 과정에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것은 다반사였다.

이후 가장 최근인 지난 3월25일까지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수차례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끝내 회사는 재기에 실패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급기야 4월1일 자본전액 잠식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1년 7개월간 코스닥 최고 유망주에서 상장폐지 종목으로 운명이 다하기까지 짧지도 길지도 않은 행보는 그렇게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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