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체포조 있는데, 납치 체포조는 왜 없나

조철희 기자 | 2008.03.31 14:41

[e이슈!아슈?]네티즌 "시위 체포조, 민생치안에 투입하라"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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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6일. 일산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열산 난 여자아이가 50대 남성에 의해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며 납치 직전에 놓이는 일이 벌어졌다.

이 장면은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건 발생 나흘 뒤 언론의 보도를 통해 이 장면을 본 네티즌과 시민들은 분노했다. 혜진·예슬 양의 이름이 아직 선명히 남아 있기에 그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 내용과 관련 소식들이 전해질수록 네티즌들의 분노지수는 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사건 발생일인 26일, 경찰은 '어린이 납치·폭행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했지만 같은 날 일산에서 일어난 납치미수 사건을 단순폭행 사건으로 처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찰은 사건 발생 3일이 지나서야 전담반을 배정했다. 일부에선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과 정부에 대한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엄청난 일을 단순폭행으로 한다면 이 나라의 아이들은 무서워 어찌 다니겠나요"

"혜진·예슬이 사건이 언제적 일인가? 1년이 지났나, 반년이 지났나? 바로 며칠 전이건만 그때도 이런식으로 대응해 경찰이 양심선언하지 않았던가, 정말 한심하고 정나미 떨어지는 정권이다, 공무원 기강확립이라고.. 에라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한 네티즌은 최근 경찰이 이른바 '시위대 체포조'를 운용한 것에 빗대 경찰과 정부를 비판했다. "체포전담조를 운용할 정도로 남아도는 예산과 인력을 민생치안, 강력범죄 예방 및 대응에 투입할 의지는 없는지, 아니 강력범죄를 퇴치할 의지나 계획 대책은 있는 건지 이명박 정부에게 묻고 싶다. 시위대 잡아들일 궁리만 말고 활개치는 유괴범, 강력범, 연쇄 살인범 잡아들일 궁리좀 같이 하시지" (다음 아고라 'cypher')


실제로 지난 28일 경찰은 등록금 인상대책을 요구하는 7000여 명의 대학생 시위대에 1만 명이 넘는 경찰을 배치하면서 '전담 체포조' 300명을 투입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를 넘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은 어린이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확대, 실종자 DNA 정보 축적 및 활용 활성화, 범죄자 및 용의자 정보 프로파일링 등을 요구했다. 인권에 대한 고민 속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이 이에 호응하며 범죄예방을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보탰다.

네티즌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용의자 색출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CCTV 화면을 캡쳐해 용의자의 몽타주를 만들어 인터넷상에서 돌리거나, 사건의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해 용의자의 신원을 밝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범인의 옷입은 행색으로 보아 직업을 알 수 있고, 칼을 휘두르는 것으로 보아 아이를 납치하는데 약간의 미숙함이 보입니다. 아이와 실갱이 모습을 보면 초범이거나 술김에 저질른 사회비관 파탄자일수 있으니 주위 경기도 일대에 전단지를 다뿌리고 가까운 인천지역에도 전단지를 돌려 빨리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CCTV 화면

<화면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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