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D램 가격인상 방침, 실현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3.31 13:48

회의적 시각 우세..업계 전체 어려워 동조 움직임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

D램 업계 3위인 일본의 엘피다가 4월 D램 가격을 20% 인상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D램 업계 전체가 적자상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라 다른 D램 업체들이 따라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엘피다, 가격 인상 발언 왜 나왔나=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메모리 최고경영자(CEO)는 31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4월에 D램 가격을 2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이 현재 D램 가격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80% 정도 하락했다. 통상 연간 가격하락률이 4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폭락한 셈이다. 이때문에 D램 업계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D램 가격은 올 들어서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1분기 업계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사카모토 사장은 인터뷰에서 "D램 가격을 올릴 적절한 시간이 됐다. 어떠한 업체도 이렇게 낮은 가격에서 수익을 낼수 없다. 시장은 다시 건전한 수준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엘피다의 경우 엔고로 인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부담이 더 늘어난데다 히타치가 엘피다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밝혔다"며 "사카모토 사장은 누구보다도 시장을 정상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피다는 히다치와 NEC가 통합해 출범한 회사다.

사카모토 사장의 발언은 D램 가격의 반등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됐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3위 업체가 이 정도로 말한다는 것은 앞으로 업황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은 글쎄...= 엘피다의 가격인상 방침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가격이 다소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엘피다의 계획처럼 20% 인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을 공급회사 일방이 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엘피다의 D램 시장점유율은 13% 수준에 불과해 가격을 독자적으로 움직일만큼 시장 장악력이 크지 않다.

또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가격 정책에 있어 경쟁사들보다 앞서 나갈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4월 D램 가격은 보합세이거나 소폭 반등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상반기가 D램 업계의 비수기인데다 유통업체들의 재고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D램 공급증가율은 분명히 둔화되고 있지만 수요가 아직 약하다"며 "PC업체들의 수요가 살아나는 6월경부터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엘피다의 가격인상 방침을 신호탄으로 다른 D램 회사들에서도 어떠한 조치들이 나올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엘피다만이 아니라 하이닉스, 키몬다등의 상황도 매우 어렵다"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워지나 고객사들에게 몰려서 어려워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액션이 나올 가능성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엘피다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대만의 파워칩이 D램 현물시장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파워칩을 통해 현물가격의 반등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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