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미국에 맞선 IT株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3.31 11:12
코스피지수가 3월의 마지막 날에 1700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전 1700을 지탱하는 가 싶더니 이내 그 밑으로 떨어지는 등 버거워 하는 모습이다.

일주일새 무리한다는 느낌이 있을 정도로 10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지난 주말 1700선을 재탈환한 피로가 느껴진다. 코스피는 31일 미국증시가 0.7% 내려앉는 등 최근 3일 연속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굳이 1700선을 찍고 4월을 맞이하려는 분위기를 보여줬었다.

최근 돋보이는 것은 전기전자, 즉 IT주들의 견조한 흐름이다.IT주들이 속한 전기전자업은 오전 10시 50분 현재 0.85% 상승한 6600.38을 기록중이다.

코스피지수가 7일 연속 오르는 등 상승무드를 탄 지난 18일 이후 전기전자업종의 상승률은 11%에 이른다. 미국증시와 탈동조한 배경에는 전기전자가 '한 몫'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IT주 가운데 두드러진 종목들은 반도체 관련주들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지난 주말에 비해 1만1000원 오른 62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도 4.9% 오른 2만7600원을 나타낸다.

국내증시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줄곧 미국증시와 동조화하면서 희비가 엇갈렸지만 최근 탈동조화의 근간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주들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IT주들에 희소식도 잇따라 들려온다. 일본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 메모리는 전격적으로 4월 D램 가격을 20% 인상할 계획을 31일 밝혔다.

이같은 D램가격 인상이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D램가격의 급락으로 골치를 썩이던 국내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은 충분히 생기는 셈이다.

하이닉스도 업계 최초로 40나노급 공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16기가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이미 지난해부터 양산하고 있지만 40나노급 공정을 적용하는 것은 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라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이미 IT 우량주에 대한 매수에 돌입한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주가가 오름세를 타던 지난 19일 이후 48만8000주다. 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56만3000주 가량을 늘렸다.


증권사들도 IT주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IT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재조정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

대우증권도 이익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IT주를 추천했고 하나대투증권은 4월 증시는 IT가 선봉에 서고 중국 관련주들이 뒤를 받쳐주는 구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과 NH증권도 IT비중 상향 조정에 관심을 둘 것으로 전망하는 등 대부분 증권사들이 IT에 대해 희망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IT주들이 여세를 몰아 지난해부터 이어온 조선과 철강을 제치고 주도주로 부각될 것인가.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본부장은 긍정적으로 본다. 양본부장은 "증시 자체가 약세장 속 강세를 이어가는 '베어마켓 랠리'이기 때문에 지난해 조선과 철강 종목들처럼 급격한 주도주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근 중국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조선과 철강이 주춤거리는 틈을 타 IT가 주도적으로 장을 이끌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반도체주의 경우에는 원/엔 환율이 우호적으로 흐르고 있어 환율에 따른 실적부각도 IT주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일본의 엘피다 메모리가 D램 가격을 올리기로 하는 등 가격상승 효과가 퍼질 공산도 높아 반도체 업체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양 본부장의 관측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T도 IT나름이지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업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도주 논쟁을 말하기에 앞서 반도체주들의 호전은 분명해 보인다"며 "환율 등 여건을 따져보면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으며 몇년간의 부진에서는 분명 벗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증시가 불안정한 와중에 IT주들이 '헛수고'를 할지, 아니면 제대로 주도주로 나서면서 증시를 떠받칠 '일등공신'이 될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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