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단지 상반된 'MB효과'

김정태 장시복 정진우 기자 | 2008.03.30 16:53

송파ㆍ서초 가격하락세에 '침울'..강동ㆍ강남 '기대감 팽배'

#1. "MB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이달 들어 주공저층 단지는 30건 이상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강동구 둔촌 2단지 인근 서울부동산 민대성 사장은 최근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2. "이 대통령이 뭐라 말하든 시장반응이 없어요. 거래 성사시킨지도 까마득해요. 매물은 쌓이고 가격은 내려가는데 파리만 날리고 있으니..." 송파구 잠실 5단지 W중개업소 사장의 푸념 섞인 말이다.

지난 24일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도심 재건축ㆍ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절충안을 만들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위기가 구별로 엇갈리고 있다.

◇강동구 둔촌 주공 'MB효과'에 들썩

서울 강동구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 주공은 'MB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둔촌 2단지 주변으로 몰려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손님들의 방문과 문의로 분주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눈에 띄게 거래물량이 늘어나는 등 규제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1 대책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 규제가 강화된 뒤 매매가 거의 끊겼다가 지난해 11월부터 거래가 활발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재건축 규제 완화 관련 발언을 이어가자 이달 들어서만 30여건의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둔촌 주공 1단지 26m²(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경우 2006년말 4억5000만원이던 매매가격이 1·11 대책이후 4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대선이후 4억3000만~4억4000만원선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거래증가와 매매가 상승의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저가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 서울부동산 민 사장은 "강남보다는 최근 집값이 오른 강북 투자자들이 늘었다"며 "또 단지 내 주민들간의 거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에 대한 긍정적 전망 때문에 소형에서 중형으로 '갈아타기'하는 단지 주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 급매물 자취 감춰..기대감 팽배

강남구 재건축 단지들은 외관상 한산한 편이다. 거래가 안되기는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일단 총선 이후를 보고 나서 판단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대선이후 지난달까지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싼 급매물이 나왔으나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매물이 사라지자 간간히 있던 거래마저 뚝 끊겼다. . 은마아파트 77㎡는 현재 10억~10억5000만원, 85㎡는 12억2000만~12억3000만원에 매도호가가 형성돼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내 E공인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인허가 기간 및 용적률 완화 이야기가 나온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말했다.

개포주공 1~2단지 역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한두건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개포주공 1단지 42㎡가 7억8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와 있지만 매도호가에 비해 1000만~2000만원정도 하락한 데 그쳤다.

개포주공 1단지 인근 공인대표 K씨는 "재건축 관련 발언이 나올때마다 급매물이 회수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송파ㆍ서초 매물은 쌓이고 가격은 내리고

송파ㆍ서초지역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매물은 늘고 있지만 거래 실종이 장기화되다보니 매매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 5단지 77m² 아파트의 경우 2006년말 13억5000만원으로 고점을 찍고 1·11 대책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현재 11억~12억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잠실 5단지의 W공인 대표는 "대출규제 때문에 매수세가 사라진지 오래"라며 "가시적인 재건축 규제완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송파 재건축 지역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는 '거래 실종'이 장기화되고 있다. 아파트 상가 1층에 몰려있는 공인중개업소들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MB효과'는 없다고 손사래쳤다.

K공인 중개업소 사장은 "오래 전 이미 한차례 손바뀜이 있었기 때문에 매매도 쉽지 않다"며 "재건축 사업승인을 기약없이 기다리는 주민들은 지쳐있는 표정"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재건축 단지도 송파 지역과 비슷한 분위기다. 반포동 한신아파트 1단지와 4단지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3월 13억원선에 거래된 한신아파트 1단지 74㎡는 현재 1억원 하락한 매물이 나와 있지만 매수세는 붙지 않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 재건축 단지가 규제완화 언급에 더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총선 이후 정책변화의 움직임에 따라 반등세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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