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고민, 속 시원히 풀어줄 것"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8.03.28 18:10

윤용로 기업은행장

"정부와 협력해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돕는 프로그램을 올해중 내놓을 계획입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27일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상속세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인 개선을 이뤄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취임 첫날부터 거래하는 중소기업체 탐방에 나선 윤 행장이 현장에서 접한 애로점은 1세대 창업주들의 경영권 승계문제. 그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이들이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지난 18일 경기 광주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갖기 앞서 금속캔을 생상하는 두일캡(대표 강용훈)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윤 행장은 "제조업체가 경제의 주춧돌"이라며 "40여년 전 기업은행과 함께 출발한 고객기업들이 경제환경의 변화에서 자체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제2의 도약을 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기업은행)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금융은 기업은행이 올해도 변함없이 강화하는 영역이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 등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의 전망이 밝지 못한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을 곳이 중소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행장은 2006년부터 중소기업 대출에 몰린 은행자금의 흐름이 올해부터 급격히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중소기업대출과 관련된 연체율도 높아진 상태다. 그는 "은행들은 올해부터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경제여건이 악화돼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바로 은행이 손을 내밀어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2006년부터 경쟁적으로 이뤄져 그해 44조원, 이듬해 68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연간 10조원 내외에서 순증하던 규모로 비춰볼 때 급격한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06년부터 중소기업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만큼 이에 대한 부작용은 2년이 지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윤 행장의 진단이다.

기업은행이 올해 증권사를 설립하는 것도 중소기업 지원과 무관하지 않다. 이와 관련, 윤 행장은 "오는 6~7월 기업은행의 증권사가 생긴다는 것은 한국에서 중소기업 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가 탄생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이 중요한 중소기업간 M&A에서 47년간 로열티가 높은 기업고객들과 관계를 축적해온 기업은행의 강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중소기업간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가업승계 문제에 부담을 갖고 있는 업체로서도 환영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아울러 '현장'도 강조했다. 그는 "책상 앞에서 보고를 받는 것보다 직접 거래기업을 방문해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개선점, 필요한 점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취임 100일을 앞둔 그는 지금까지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영업점 및 기업 41곳을 직접 방문했다. 윤 행장은 "격식을 없애고 어려운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도움을 주는 은행이 정말 고객을 위한 은행"이라며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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